유흥업소 불·탈법…해법은 "구청 단속"

입력 2004-10-19 09:47:28

수성구청 모범업소 20곳 선정

"구청이 강력한 정화 의지만 보여준다면 굳이 도우미를 쓰거나 술을 팔지 않겠다는 업주가 대부분입니다.

"

수성구 두산동에서 ㄷ노래연습장을 운영 중인 이종민(45)씨.

수성구청이 최근 노래연습장 단란주점 등을 대상으로 선정한 '모범업소'에 자신의 가게가 뽑혔지만, 상까지 줘가며 건전 영업을 촉구해야 할 정도로 불법영업이 만연한 현실이 오히려 안타깝다고 했다.

5년째 한곳에서 영업 중인 이씨는 애초부터 노래방 도우미 고용이나 주류 반입을 일절 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다.

대신 600여만원의 웃돈을 들여 노래 반주기와 마이크의 음향을 고급화했고 각 방마다 투명한 유리를 쓰는 등 쾌적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그런 그도 처음에는 마음고생이 많았다고 했다.

불법·변태영업을 당연시하고 이를 요구하는 손님들 때문이다.

"도우미가 없다고 하면 '배 불렀느냐', '언제까지 그런가 보자' 식으로 손님들이 비꼬더군요. 저라고 왜 돈 욕심이 없겠습니까?"

타 업소에 비해 매상이 현저하게 줄었지만 이씨는 애초의 방침을 꿋꿋이 지켜 나갔고 그런 노력은 가족단위 손님들로부터 호응을 얻기 시작했다고. 이씨 자신도 의외로 건전한 분위기를 원하는 손님들이 많다는 사실에 힘을 얻었다고 했다.

그는 "도우미를 고용하고 술을 파는 업소가 단속을 피해가며 더 많은 매상을 올린다면 건전 업소들은 상대적인 허탈감에 빠질 뿐"이라며 보다 강력한 단속을 요구했다.

역시 모범업소에 선정된 두산동 ㄴ 단란주점 송모(54)씨도 "간판에도 '가족' 단란주점임을 강조했다"며 "모든 업소에 공평하게 단속만 이뤄진다면 건전 영업을 하고 싶은 것이 업주들의 속마음"이라고 말했다.

한편 수성구청은 전체 노래연습장·단란주점 등 418곳 가운데 20곳을 모범 업소로 선정, 모범업소 지정증을 나눠주고 단속 면제와 마이크, 탬버린 등 놀이기구를 제공하기로 했다.

최병고기자 c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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