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몸은 내가 지킨다-느림보가 건강하다

입력 2004-10-19 08:53:56

서기 1900년에 조선을 대표하는 토끼와 거북이의 달리기 시합이 있었다.

그 토끼는 낮잠 자는 버릇이 없어서 토끼가 이겼다.

100년 후 새천년을 기념하는 달리기 시합이 다시 개최됐다.

토끼 대표는 100년 전 우승토끼의 13대 손자였고 거북이는 선수 교체가 없었다.

시합결과는 역시 토끼가 우승하였다.

과연 누가 더 건강하고 행복할까? 토끼의 수명은 8년이고 거북이는 150년을 산다.

거북이의 생활습관을 유심히 관찰하면 모든 것이 느리다.

우선 호흡을 보면 깊고 느린 데 이는 일본의 저명한 장수학자인 고토 마코토 박사의 저서인 '120세 불로학'에서도 지적하듯이 모든 장수동물의 공통점이다.

120세까지 사는 고래도 한번 호흡으로 물속에서 30분을 견딘다.

사람도 어릴 때는 복식호흡을 하다 차츰 흉식호흡으로 바뀌는데 특히 스트레스를 받거나 화가 났을 때, 병에 걸려 허약한 상태에서는 호흡이 얕으면서 회수가 증가한다.

84세의 고령으로 지난 2003년 세계 최고봉인 에베레스트에서 열린 산악 마라톤 대회에서 42.195㎞ 전 구간을 완주해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한 박희선(朴禧善) 전 서울대 교수(금속공학)의 건강비결은 복식호흡을 하는 참선수행이었다.

프랑스에서 '매화마을'이라는 전원 속에서 수행센터를 운영하며 걷기와 참선을 통한 건강수련을 하는 베트남 출신 틱낫한 스님이 강조하는 것도 역시 긴 호흡과 천천히 행동하는 것이다.

그래서 너무 격렬한 운동은 오히려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

원광대가 실시한 우리 나라 전문직업인 수명 조사에서 전문스포츠인들의 수명이 3번째로 짧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장수를 연구하는 학자들에 따르면 다소 느리더라도 오래 할 수 있는 운동 종목인 걷기나 등산, 골프, 체조, 수영 등이 권장된다.

또한 장수 동물인 거북이, 고래, 록 피시 등은 물과 가까이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93세까지 장수한 중국 지도자 덩샤오핑도 평생 건강을 수영으로 관리했다.

사람이나 동물은 신진대사 과정에서 열이 발생하는 데 그 정도가 지나치면 건강에 해를 끼친다.

마치 자동차가 과열되면 냉각수로 식히듯이 사람도 수영을 하고 물을 많이 마시면 건강에 도움이 된다.

요즈음 청소년들의 체격은 과거에 비해 향상되었으나 체력은 감소했으며, 비만을 비롯한 성인병의 발생연령이 점차 낮아지고 있다.

그 원인으로 패스트푸드 소비의 증가를 꼽고 있다.

대안으로 소식, 미식, 전통음식의 보존 등의 기치를 내걸고 '슬로우 푸드 운동'이 전 세계적으로 전개되고 있다.

거북이가 먹는 것이라곤 눈에 보이지도 않는 적은 양의 플랑크톤이나 생물이 전부이다.

거북이의 배를 갈라보면 언제나 텅 비어 있다고 한다.

장수하는 동물들은 배가 부르면 절대로 먹지 않는다.

따라서, 인간이 자연 그대로의 모습과 자세로 돌아가는 일만이 장수할 수 있는 최상의 비결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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