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심!" 노인 등치는 '건강보조식품'

입력 2004-10-16 11:09:21

길거리 등지에서 건강보조식품을 구입한 뒤 피해를 입는 노인들이 최근들어 늘고 있다.

권모(60·여·달성군 화원읍)씨는 지난 8월초 동네에서 고혈압·당뇨 등에 좋다는 이유로 건강보조식품인 유황오리즙을 19만8천원에 구입했다.

당시 판매원이 "먹은 뒤 제품에 이상이 있으면 반품해 준다"는 말만 믿고 구입했던 권씨는 며칠 복용하지도 않고서 설사가 나는 등 부작용이 나 해약을 요구했으나 의사소견서 등 내용증명이 필요하다는 등의 이유로 판매처가 거부해 속앓이를 했다고 한다.

이모(63·동구 신암동)씨도 지난 3월말쯤 길거리 판매상으로부터 홍삼이 섞인 건강보조식품 1상자를 28만원에 구입했다.

이씨는 "건강식품을 복용했지만 상태가 더 나빠졌고 농약성분 냄새가 나 의심스러운 점도 많았다"며 "고발을 위해서는 식약청에 성분 의뢰를 해야한다는 설명을 듣고 포기했다"고 말했다.

한국소비자연맹 대구지회에는 노인들이 건강식품을 구입한 뒤 피해를 호소하는 사례가 지난해 이후 30여건 이상이 접수됐다.

그러나 소비자연맹에서 상인종합복지관 노인대학 수강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상당수가 방문판매로 인한 피해에 대해 대처방법을 알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 결과 제품 구입 후 취소할 수 있는 기간이 14일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은 37.3%(44명)에 불과했으며 10명 중 6명은 피해를 입었을 때 외부의 도움 없이 혼자 해결하려고 노력한다고 답했다.

소비자연맹 김지은 간사는 "건강보조 식품을 구입한 뒤 피해를 입은 노인의 대다수가 신고를 하지 않는 등 노인 소비자들의 피해가 심각한 만큼 노인들에 대한 체계적인 소비자 교육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문현구기자 brand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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