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고풍 열기 속 영천 찐쌀 대박

입력 2004-10-15 11:18:01

"맛있다"소문에 주문 쇄도

"심심풀이로 만들어 본 것인데…, 이렇게 인기를 끌 줄 몰랐습니다.

"

영천시 고경면 청정리 몇몇 농민들이 찰벼로 만든 찐쌀을 상품화해 대박을 터뜨렸다.

이 마을 이장 김헌호(42)씨 등 3가구가 몇년 전부터 가족 간식과 친척 선물용으로 만든 찐쌀이 입소문으로 퍼졌고 급기야 전국에서 주문이 쇄도하고 있다.

청정리에서 찰벼 찐쌀을 생산하는 농민은 이장 김씨와 장한석(49), 김경수(37)씨. 김 이장은 "반쭉정이 벼로 찐쌀을 만들어 먹던 옛 생각이 나 만들었다"며 "주변에서 '많이 만들어서 팔지 않겠느냐'고 권유해 용기를 낸 것이 히트를 쳤다"고 말했다.

찐쌀 맛을 좌우하는 장작불의 세기를 특유의 감(感)으로 조절하며 만든 이 찐쌀은 시중에 넘쳐나는 중국산 진쌀과는 맛을 비교할 수 없다는 게 먹어본 사람들의 한결같은 평가다.

이 찐쌀은 이달초 3일간 열렸던 영천한약축제 특산품 코너에서 500g짜리 1만2천개가 팔렸다.

최근 서울에서 열렸던 경북물산전에선 내로라하는 명사들까지 견본품을 모두 집어가는 바람에 1시간만에 판매대에서 자취를 감췄고 지난 11일부터 서울서 주문이 밀려들기 시작했다.

장한석씨 집 앞마당에 설치된 6개의 가마솥은 밤낮없이 장작불을 피우고 있으나 밀려드는 주문을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마냥 기다릴수 없어 직접 왔다"며 대구나 구미 등지서 온 고객들도 적잖다.

생산농가들이 꼽는 청정리 찐쌀의 인기비결은 3가지. 찰벼를 가마솥에서 장작불로 찌는 전통 제조법을 사용해 40대 이상 기성세대들의 향수를 자극했고, 500g짜리 소포장(4천원)으로 가격 부담을 줄였으며, 깨끗한 진공포장으로 보관기간을 늘려 소비자들의 기호를 맞춘 것이 적중했다.

김씨와 장씨는 "어림잡아 찹쌀로 만든 찐쌀이 일반 벼농사보다 최소 6배, 과수농사보다 2, 3배 수입이 많다"며 " 올해 1만8천평 정도 찐쌀용 찰벼를 재배했으나 내년에는 마을 전체 논으로 재배면적을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의) 김헌호 이장(017-505-3206). 영천·박정출기자jc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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