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겨울나기 준비 끝!
"몇년 만에 해보는 도배야. 문풍지도 새로 달고 연탄도 넉넉히 들였으니 올겨울 걱정은 잊어버려도 되겠어."
안동시 남후면 검암리 배진호(87) 할머니는 11일 오전 따사로운 햇살이 내리는 댓돌에 걸터앉아 "고마운 양반들이야" 라는 말을 수없이 되뇌었다.
이즈음 한전경북지사 기쁘미봉사단 단원들은 할머니가 기거하는 안방에서 팔을 걷어붙이고 헤지고 때가 찌든 장판과 벽지를 모두 걷어내며 새단장을 하느라 바삐 손을 놀렸다.
2시간이 지났을까, 안방은 할머니가 시집왔을 때의 그 신방처럼 정갈하고 깔끔하게 바뀌었다.
다음 일은 방을 따습게 데울 연탄 들이기. 단원들은 시내에서 배달해온 연탄 400장을 부엌 옆 창고에 차곡차곡 쌓았다.
10여년 전 할아버지와 사별하고 돌봐주는 사람 없이 혼자 살아오다 최근에는 청력도 잃어가고 거동도 불편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소문을 면사무소로부터 전해 듣고 기쁘미봉사단이 달려온 것이다.
"시킨다고 해도 쉽게 못할 일이지요." 마을 이장 권혁기씨는 "단원들의 정성으로 할머니가 걱정없이 따뜻이 겨울을 날 수 있게 돼 주민들 모두가 무척 고맙게 생각한다" 고 말했다.
다음날 단원들은 아침 일찍부터 남후면 일대 50여 불우이웃 가정을 돌며 전기설비를 점검하고 고장난 것을 고쳤다.
그 사이 여자단원들은 홀로사는 노인들의 빨래를 돕고 할아버지 20명을 시내로 모셔가 목욕과 이발을 시켜 드렸다.
오후 4시부터는 남후면사무소에서 면내 노인 70분을 모시고 위로잔치를 열었다.
함께 봉사활동에 나선 안동지역 새마을부녀회원들이 하회탈춤을 춰 보이며 흥이 넘치는 자리를 만들었다.
막걸리잔과 얼큰한 쇠고기 국밥까지 곁들여진 오랜만의 신명나고 걸죽한 잔치에 노인들은 농사일로 덕지덕지 쌓였던 피로를 털어냈고 홀로 살며 넌더리를 냈던 외로움도 모두 잊었다.
13일에는 한전경북지사 강당에 농촌주부들과 여성고객들을 초청해 무료 건강상담과 한방진료 봉사를 실시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억척스럽게 농촌을 지키는데 대한 감사의 표시이자 꼭 필요한 의료지원이었다.
3일 간 릴레이로 펼친 봉사활동은 기쁘미봉사단 창단 1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것이다.
기쁘미봉사단은 20년간 각자 봉사활동을 하던 한전경북지사 직원들이 지난해 10월 지역 새마을 부녀회와 공동으로 만든 봉사단체.
한전의 정회원은 30여명. 이들은 매월 한차례 오지에서 노인수발과 전기설비점검 봉사활동을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직장일에 지장이없을 때 5,6명씩이 팀을 이뤄 수시로 어려운 이웃을 찾아 나서고 있다.
쓰이는 돈은 '러브펀드' 라는 이름으로 회원들이 모금해 충당한다.
봉사단원인 한전경북지사 이칠성 과장은 "큰일 한 것도 아닌데 만나는 불우이웃들의 단원 칭송은 과분할 정도" 라며 겉치레가 아닌 진솔한 마음으로 그들을 돕겠다" 고 말했다.
한편 한전 영양·청송지점 사회봉사단도 매주 한번씩 같은 유형의 봉사활동을 펼쳐 주민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지난 추석을 앞두고 영양지역 홀몸노인 44가구를 찾아 봉사활동을 하고 정성껏 마련한 위문품을 전달했다.
최근에는 지역 청각장애인들을 돕기 위해 수화를 익히는 열성도 보이고 있다.
안동·정경구기자 jkgoo@imaeil.com 영양·김경돈기자 kdo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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