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의 소리-본고사 부활

입력 2004-10-15 08:40:52

일부 대학 수시전형에서 사실상 고교등급제가 적용된 것으로 드러나 고교 간 학력차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본고사 부활을 둘러싼 찬반대립이 불거져 교육계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김완진 서울대 입학관리본부장이 지난 12일 "2008학년도부터 고교 학력격차를 입시에 반영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며 본고사 부활을 주장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맹도 13일 엄연히 존재하는 고교 간, 지역 간 학력격차를 각 대학이 합리적으로 입시에 반영할 수 있도록 수능을 자격고사화하는 한편 본고사 실시를 제안했다.

이에 대해 교육인적자원부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일부 대학들이 "본고사가 시행되면 입시경쟁이 걷잡을 수 없이 치열해진다"며 반대입장을 밝히고 있다.

본고사 부활에 대해 미디어다음(daum)과 네이버(naver) 여론조사에 참여한 네티즌들은 70%선이 대학에 자율성을 부여해야 한다며 본고사 부활을 찬성했고 26,27% 정도는 입시전쟁 가열로 교육현장이 붕괴한다며 반대입장을 밝혔다.

▨인재선발은 대학자율로

본인의 재능과 노력, 좋은 스승, 그리고 좋은 환경의 학교가 삼위일체가 되어야 전문분야에서 최고가 될 수 있는 인재를 육성할 수 있다.

대학이 인재를 제대로 가려 내려면 본고사이든 다른 방식이든 대학판단에 맡겨야 한다.

다수를 위한다는 명분으로 획일적인 잣대를 따르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choekang11)

▨경쟁원리가 합리적

현 교육정책은 표를 더 얻으려고 다수국민의 인기에 영합하는 우민화 정책이다.

본고사 등 성적위주의 교육을 하면 전인교육이 안된다는 말인가. 고교평준화, 내신중심의 학제 및 입시제도로도 전인교육이 안됐다.

전교조나 일부에서 밝히는 주장은 나는 자식 과외시킬 형편이 못되니 같이 하지말자는 논리와 다를 바 없다.

(칼있으마)

▨공정한 진학기회

본고사 있든 없든 사교육비가 많은 드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 없다.

어차피 지금도 학부모들의 교육비 부담은 세계 1위 아닌가. 본고사 친다고 교육풍토가 크게 달라질 것은 없지만 적어도 자기 실력에 따라 공정하게 대학에 갈 기회는 마련되는 게 아닌가.(화이롯또)

▨평균을 강원하지 말라

학생선발은 대학자율에 맡기는 것이 좋다.

학교마다 특성이 있는데 수학능력이 부족하더라도 무조건 뽑으라면 어쩌자는 것인가.

지금 한국사회는 자율에 기초한 능력사회가 아닌, 산술적인 중간을 의미하는 평균을 강요하고 있다.

입시 역시 마찬가지다.

능력있는 학생이 자신의 학교를 정할 수 있어야 하지 이런 제도로 배가 아프다면 차라리 시·군·구별로 할당제를 하라.(chang)

▨본고사가 오히려 기회

과거 본고사 시절에 오히려 못사는 시골 자제들이 서울대에 많이 갔다.

아무리 어렵게 본고사를 내더라도 머리 좋고, 열심히 한 사람들이 좋은 대학에 진학할 수 있다면 과외 안 받고도 갈 사람은 간다.

서울대에 강남출신들이 많아진 데는 교육의 하향 평준화가 한몫했다.

(바라기)

▨지위세습 우려

본고사가 부활한다면 사교육 열풍이 심화될 것이고 자연히 경제적 여건이 좋은 상류층의 자제들이 좋은 학교에 들어가 사회적 지위 세습이 더욱 강화될 것이다.

돈없는 사람들이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이 더 커지고 학생들도 고통의 길에 접어들 것이다.

(신짱)

▨사회적 약자 배려를

현 상황에서 본고사 부활은 시대에 역행하는 것이다.

수시 제도는 교육혜택을 받지 못한 사회적 약자들을 배려하기 위해 도입됐다.

이 같은 수시입학 제도도 각 대학들이 고교등급제를 도입하면서 강남권 등 사회적 강자층에 혜택을 주고 있는데 본고사도 상류 및 기득권층에 강자의 세습판을 마련해주는 것이다.

(정태옥)

▨현행제도 보완이 시급

본고사를 부활하면 중학생들도 좋은 고등학교에 가기 위해 재수를 할 것이고 초등학생들도 엄마들의 등쌀에 밀려 입시지옥에 빠질 것이다.

수능과 내신중심의 입시제도가 다소 문제가 있지만 이를 보완할 연구를 해야지 본고사를 부활하려는 것은 대학, 과외교사, 재력있는 가정의 이익챙기기를 위한 주장이다.

(김현민)

정리·이춘수기자 zapper@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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