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초 할아버지' 1천만원 기탁

입력 2004-10-14 13:53:20

익명으로라도 기부 사실을 외부에 알리지 말라며 평생 약초를 캐 모은 2천만원을 사회복지시설에 기탁했던 80대 할아버지가 또다시 1천만원을 내놓아 화제가 되고 있다.

경북 안동에 사는 이 할아버지(88)는 지난 8일 "어렵고 소외된 노인들을 돕고 싶다"며 안동시 임하면에 있는 노인복지시설인 '실버케어빌'을 찾아 1천만원을 전달했다.

안동시 직원들 사이에 '약초 할아버지'로 불리는 이 노인은 "내 스스로 남은 여생과 재산을 주위의 소외받고 어려운 사람들을 돕고자 하는 것일 뿐 결코 남들로부터 칭찬을 듣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선행 사실을 일절 밝히지 말 것을 담당자에게 당부했다.

그러나 직원들이 "따뜻한 정이 메말라 가는 요즘 미담이 주위에 감동을 줄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이 동참할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겠느냐"며 간곡히 설득하자 할아버지는 성금 기탁 사실만 익명으로 밝히도록 양해(?)해 외부에 알려졌다.

특히 이번에 내놓은 1천만원은 노년에 병환 등에 대비해 마련한 것으로 알려져 감동을 더해 주고 있다.

'약초 할아버지'는 지난 8월말에도 안동시청을 찾아 "이제 누울 자리는 봐 놨고, 6남매도 잘 자라 먹고 살 형편은 된다"면서 평생 모은 재산 2천만원을 익명으로 사회복지시설에 기탁했다.

40년 전 아내와 사별한 뒤 홀로 살아온 '약초 할아버지'는 틈틈이 불경 공부를 하면서 산에서 약초를 캐 내다 팔며 생계를 이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안동시 복지상담 담당 이재남(40)씨는 "경제난으로 복지시설에 대한 기부가 줄어드는 요즘 소외되고 어려운 이웃을 위해 사랑을 실천하는 약초 할아버지의 선행은 감동 그 자체"라고 말했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