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지원센터 설립 전국 확산에 자부심

입력 2004-10-14 11:28:59

김천.구미 인사들 산파역

"피해자지원센터의 설립 취지 및 성과가 너무 좋아 김천, 구미지역에만 국한해 운영하기는 사실 아까웠죠, 저희들이 만든 피해자지원센터가 모델이 돼 내년 1월부터 전국의 지방검찰, 지청별로 일제히 지원센터가 설립되는 것에 큰 자부심을 느낍니다.

"

피해자지원센터의 산파역을 한 대구지검 김천지청(지청장 유재우)및 김천, 구미지역 피해자지원센터 관계자들의 수훈이 최근 대검찰청을 비롯한 법조계에 화제가 되고 있다.

산파역을 한 이들은 15일 대검찰청으로 초청돼 피해자지원센터 설립 1주년 기념식 및 피해자지원과 관련한 국제 세미나를 갖는다.

대검이 이들을 초청한 건 공로를 격려하는 한편 지원센터의 내년 전국 확대설립에 앞서 지검, 지청의 피해자지원 전담관들과 자원봉사자들을 교육해보자는 뜻에서 비롯됐다.

김천·구미 피해자지원센터가 설립된 것은 대구지하철 참사 발생 200일인 지난해 9월5일. 범죄 및 대형사고로 인한 피해자·유가족에 대한 경제·의료·법적 지원 등을 통해 이들의 피해회복을 지원함과 동시에 사회전체의 피해자 지원의식을 높이자는 목적으로 설립했다.

범죄 피해자 및 유족들은 직접적인 피해 이상으로 정신·경제적인 2차 피해를 호소하지만 국내에는 사회적 지원시스템이 전무했다.

그러나 미국, 영국, 독일, 일본 등 선진국에선 이미 지난 1970년대부터 범죄피해자 지원을 위한 민간자원봉사단체가 설립돼 활발한 활동이 전개되고 있다.

지원센터 설립을 최초 제안한 건 조균석 당시 대구지검 김천지청장(현 서울고검 재직). 일본 연수 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그는 김천, 구미지역 인사들에게 피해자지원센터 설립을 권유했고 지역인사들은 그 뜻에 공감, 적극적으로 추진해 오늘에 이르렀다.

지원센터에는 수많은 지역인사들이 힘을 합쳤다.

김천지청장과 박팔용 김천시장, 김관용 구미시장, 김정국 김천시의회의장, 윤영길 구미시의회의장을 고문으로 피해자지원센터 이사장에는 이길노 구미순천향병원장, 부이사장은 유승오 약사와 변태희 구미여성중소기업인협의회장 등 정회원 182명, 후원회원 63명 등 총 245명이 참여하고 있다.

구미시민복지회관과 김천종합사회복지관에 사무실을 각각 둔 지원센터는 지난 1여년 동안 성폭력. 가정폭력. 의료. 법률 등과 관련 총 778건의 상담 실적을 거뒀다.

국내에 이 같은 시스템이 없는 탓에 서울, 경기, 대전 등 전국에서 찾아온 상담자도 100여명에 달했다.

유승오 부이사장은 "지역인들의 힘으로 만든 지원센터가 전국 모델이 돼 많은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정근재 이사(김천신경정신병원장)는 "매주 수요일마다 김천·구미사무소에서 의료상담을 펴는데 사회적으로 도움이 절실한 피해자들이 많다"며 "앞으로 장학금 등 직·간접적인 경제지원도 할 계획"이라고 했다.

우남준 김천지청 피해자지원 전담검사는 "사건현장에서 만나는 피해자들을 인도해 줄 곳이 없어 안타까울 때가 많았다"며 "지원센터는 피해자들의 하소연을 귀결할 수 있는 곳이라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피해자지원센터(www.victim.or.kr) 김천사무소=054)430-9091. 구미사무소=054)462-9090.

김천·이창희기자 lch888@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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