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살배기들 '사랑의 걸음마'

입력 2004-10-13 18:59:45

소아암 아동 돕기 걷기대회 성금 308만원 매일신문에 전달

'세살 때 배운 사랑 여든까지 가죠.'

이제 막 걸음마를 배우기 시작한 3세 미만의 아기들이 아장아장 한 걸음 한 걸음 내디디며 모은 사랑이 13일 매일신문 '아름다운 함께 살기' 제작팀에 전달했다.

지난 10일 오후 대구 신천무너미터에서 열린 '소아암 아동 돕기 영아 걷기대회'에서 대구·경산 지역 영아전담 어린이집 소속 540여명의 영아들이 모여 소아암에 걸려 투병 중인 형들을 돕기 위해 사랑의 첫발을 내디딘 것.

이날 행사에 참가한 영아들은 엄마·아빠의 손을 잡고 신천 강변을 걸으며 이 곳을 찾은 시민들에게 소아암으로 투병중인 형들을 도와 줄 것을 온몸(?)으로 호소했다.

걷다가 넘어지고 유모차 신세를 지기도 했지만 많은 시민들이 이들의 뜻에 동참, 308만여원의 성금을 모을 수 있었다.

이 성금은 중증복합면역결핍증으로 항암치료 중인 임수용(본지 6일자 보도)군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행사를 주최한 대구·경산시 영아전담보육시설 협의회 강영숙 회장은 "영아들에게 사랑을 실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소아암을 앓는 친구들에겐 희망과 도움을 주기 위해 행사를 마련하게 됐다"며 "어른들도 유아들이 펼치는 사랑의 정신을 본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협회 측은 앞으로 영아는 누구나 참가할 수 있는 걷기대회 및 대규모 행사를 잇따라 열어 더 많은 소아암 어린이들을 도울 계획이다.

최창희기자 cch@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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