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면 대게와 복사꽃으로 시끌벅적하고 여름이면 백사장을 가득 메운 피서객으로 붐비는 영덕. 하지만 이맘 때 영덕은 또 다른 세상이다.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맑고 투명한 가을을 만끽할 수 있다.
코스모스와 억새가 바람에 온몸을 휘젓는가 하면 쪽빛 바다에서 실려온 서늘한 바람에 몸을 말리는 오징어가 가을동화를 만들어낸다.
강구항에서 20번 국도로 차를 몰았다.
강축도로로 불리는 이 해안도로는 어느 계절에 찾아도 아름답다.
밀려오는 파도에 부딪히는 각양각색의 갯바위들, 그 위를 유유히 날아다니는 갈매기들, 요즘은 돔이나 학꽁치가 잘 낚인다는 강태공들…. 해안도로만이 가지는 풍경들이다.
여기에 하나 색다른 풍경이 더해졌다.
대게로 들썩이던 갯마을마다 이맘 때면 오징어를 말리느라 정신 없다.
노르스름한 오징어들이 고소한 내음을 풍기며 빨래를 널어놓은 듯 쭉 늘어서 여행객들을 잡아끈다.
올해는 예년에 비해 오징어가 풍년이라 말려놓은 오징어수도 많단다.
지나가다 직접 살 수도 있다.
가격은 20마리에 1만5천원.
#억새풀서 찰칵 '드라마 주인공'
축산면 축산휴게소 주변은 억새들이 햇살을 받아 은빛으로 반짝인다.
이 일대는 TV드라마 '그대 그리고 나'의 촬영장소의 한 곳으로 여행지로 꾸며지지는 않았지만 잠시 승용차에서 내려 사진을 찍거나 감상하기엔 손색없다.
#팔각산 오색단풍 '한폭의 그림'
단풍 산행을 생각하고 있다면 팔각산도 가볼만 하다.
강구항에서 달산면 방향 7번 국도를 타고 가다 청송 방향 69번 국도로 갈아타면 된다.
여덟 개의 봉우리가 연이어진 팔각산(해발 628m)은 뿔이 여덟 개 솟았다는 뜻으로 지명이 유래한 산. 10월 말이면 울긋불긋 단풍과 기묘한 암봉들이 조화를 이뤄 한폭의 그림을 만들어낸다.
팔각산 등산로 입구에 위치한 옥계계곡은 옥같이 맑고 투명한 물과 기암괴석, 침수정이라는 정자가 어우러진 절경을 자랑한다.
#공룡알·삼엽총…화석구경 '덤'
영덕에는 또 하나 색다른 볼거리가 있다.
7번 국도변에 자리한 경보화석박물관. 1996년 문을 연 이곳은 국내 최초의 화석박물관으로 강해중씨가 25년동안 국내는 물론 세계 30여개국을 돌며 수집한 2천여점의 화석들이 일목요연하게 전시되어 있다.
공룡알 무더기·맘모스의 상아·고생대 표준화석인 삼엽충 등 시대별로 다양한 화석과 연대를 알 수 없는 거대한 규화목 등을 감상할 수 있다.
안내원의 설명도 함께 들을 수 있어 호기심 많은 아이들에겐 잊지 못할 학습의 장이 될 듯 싶다.
특별전시장에는 세계 24개국의 각종 지폐도 전시되어 있다.
입장료는 어른 3천원, 어린이 1천원.
054)732-8655, 6025.
경보화석박물관에서 얼마 멀지 않은 곳에 자리한 삼사해상공원은 잠시 쉬어가기는 그만인 곳이다.
탁트인 8만여평의 부지에는 각종 음식점과 쉴 곳이 즐비하다.
무엇보다 바로 앞 강구항을 비롯해 동해바다의 해안 풍경을 한눈에 굽어 볼 수 있는 자연 전망대 역할을 한다는 게 매력이다.
전창훈기자 apolonj@imaeil.com
▷맛집
민물매운탕이 전문집인 화림산가든(054-734-1077)을 찾으면 요즘 제철인 참게탕을 맛볼 수 있다.
주인이 오십천에서 직접 잡은 자연산 참게만을 재료로 쓴다.
민물참게를 갈아 만든 참게탕은 껄껄하면서도 얼큰한 맛이 일품이다.
3만원. 또한 이 음식점에서는 깊은 향이 우러나는 은어나 잉어 요리도 만날 수 있다.사진: 이름처럼 옥같이 맑고 투명한 옥계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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