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가 주장하는 '변칙 본고사' 유형

입력 2004-10-13 12:12:24

전교조는 서울 5개 대학이 1학기 수시모집 때 정규 수업수준을 넘어선 고난이도 문제, 획일적인 문항, 국·영·수 위주의 문제 등을 논술·심층면접 때 출제했다는 점에서 변칙 본고사를 실시했다고 주장했다.

이 결과 학생들의 사교육 의존도가 높아졌으며 학부모들은 정상적인 교육과정과 심층면접·논술에 대비한 사교육비 제공 등으로 이중부담을 해야했다고 전교조는 지적했다.

송원재 대변인은 "대학들이 변칙 본고사를 실시하면서 학생 개개인의 다양한 성장 배경과 지역차 등이 고려될 수 없었으며 교사들의 교육과정 편성권, 다양한 수업방법, 평가의 다양성 등이 제약받았다"고 덧붙였다.

▲고려대=인문논술에서 독해능력과 표현력, 종합적 사고능력 평가를 목표로 국어·영어 병렬지문을 제시했다.

그러나 국어 논술의 경우 본고사 시절 치러진 독해력 평가문항을 뛰어넘는 수준의 문제였다는 점에서 특수교육 등 사교육을 통해 교육받은 학생들이 유리했다는 지적.

영어 논술도 글의 주제와 소재가 교육과정에 포함되지 않는 사회적·철학적 내용이라는 점에서 학교교육만 소화한 대부분의 수험생들은 감당하기 어려웠다고 전교조 관계자는 분석했다.

수리논술은 수학적 논리로 문제를 풀어나가는 서술형 문항이 나왔지만 과거의 본고사 유형을 답습한 3, 4문항의 풀이형 문제도 나왔다.

▲성균관대=인문계의 경우 영어와 국어 지문 4개를 주고 자신의 견해를 논술하라는 문제가, 자연계는 영어지문에 따른 내용파악 문제와 영어·한글지문을 통해 수학·과학 능력을 종합적으로 파악하는 문제가 각각 출제됐다.

전교조는 제시문이 영어 고전과 맹자, 사설 등이 망라되는 등 본고사 논술고사 때 가장 전형적 유형이라고 주장했다.

논제를 소화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제시문 독해도 고난이도였다는 점에서 사교육 논술교육이나 논리교육을 받은 학생들에게 유리했다는 것이 이들 단체 설명이다.

▲이화여대=영어지문 1개와 국어지문 1개를 제시한 뒤 이를 독해하고 자신의 견해를 제시하는 문제가 나왔다.

면접의 경우 학생들의 다양성을 고려하지 않은 획일적 문제가 출제됐다.

영어독해나 국어지문 제시 후 자신의 견해를 밝히라는 문제는 난이도가 다른 대학에 비해 낮지만 국·영·수 위주의 본고사 형식 논술문제와 다를 바가 없다고 전교조는 주장했다.

▲한양대=영어로 된 지문을 읽고 이해한 후 토론을 요하는 문제가 출제됐다.

영어 어학능력 면에서 정규 교육과정 수준을 약간 웃돌았고 주제와 내용 면에서도 수준높은 철학적·사회적 문제점을 다루고 있다.

▲서강대=한글지문 1개와 영어지문 1개가 합쳐진 문제, 영어번역 문제, 주제파악 문제, 자신의 의견을 제시하는 논술형 문제가 출제됐다.

이는 정상적인 교육과정보다는 국어와 영어를 함께 공부하는 사교육을 거친 학생들에게 유리한 유형이었다.

철학에 대해 논리적으로 답하기를 묻는 등 매우 치밀한 논증을 요구한 영어문제는 철학이나 논리 훈련에 대한 별도 교육과정이 없는 현 상황에서 수험생들에게는 매우 어려웠을 것이라는 게 전교조 측 주장이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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