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공단 기업체 산학협력 활발

입력 2004-10-13 08:43:05

"해마다 대졸 신입사원을 뽑긴 하지만 기업 입장에선 실질적인 업무를 처음부터 다시 가르쳐야 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재교육에 드는 비용과 시간 등 기업의 손해는 말할 것도 없고 국가적으로도 어마어마한 낭비지요."

구미공단의 LG·삼성 등 대기업들이 최근 인재육성을 가장 중요한 경영목표 중 하나로 정하고 이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는 가운데 직접 대학 교육과정에 참여, 필요한 우수인력 육성에 적극 나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산업자원부가 최근 구미공단의 '산업단지 혁신클러스터화' 추진방안으로 인근 대학에서 교수와 학생을 산·학협력프로젝트에 참여시켜 기업주문형 교육을 시키는 '맞춤형 기술인력양성' 프로그램 시행계획을 발표한 이후 급물살을 타고 있다.

이처럼 새로운 형태의 산학협동은 학생들의 경우 취업 걱정을 할 필요가 없고 기업들로서는 현장에 바로 숙련된 직원을 즉각 투입할 수 있는 우수한 인재를 확보한다는 차원에서 '윈-윈 전략'이 되고 있다.

LG전자의 경우 학교 측에서 추천한 대학원 진학 지망자를 대상으로 서류심사, 면접을 통해 뽑은 뒤 학비 및 생활비를 지원하고, 선발된 학생은 석사·박사학위 취득 후에 직원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또 자신들이 원하는 교수가 특정 강의를 맡도록 결정할 수 있고, 자사의 CEO급 인사들도 계약교수로 실무를 교육하도록 하고 있다.

LG전자는 최근 아주대와 함께 재학생 중 우수인재를 선발해 LG전자 현장에서 근무하는 6개월 과정의 장기 인턴십 과정에 참여시키고 향후 LG전자 취업시 가산점을 부여하는 특혜를 제공하기로 했었다.

또 LG전자는 지난해 지역의 포항공대, 한동대에 이어 올해 3월과 5월 각각 KAIST, 경북대와 '산학협력사업 협약'을 체결하고, DTV 등 첨단 디스플레이 분야의 기술 연구와 확보를 위해 연구비 지원과 산학장학생을 선발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영남대와 공동으로 특정 기업의 인력을 양성하는 '계약 학과'를 올 2학기부터 설치, 운영하고 있다.

삼성전자㈜ 구미공장과 영남대 간 합의로 탄생한 이 학과는 대학 전공교육과 기업의 현장교육을 접목시켜 산업사회의 요구에 부응하는 인재를 양성한다는 취지에 따른 것.

영남대는 삼성전자 직원들을 위해 2학기부터 기존의 학과들과는 별개로 영어영문과와 일어일문과, 중어중문과를 계약학과로 설치·운영하고 있다.

영남대는 교직원들을 삼성전자 구미공장에 파견해 현장 실습 위주의 수업을 강화하는 한편 삼성전자 임직원을 겸임교수 등으로 활용해 이론 위주의 교육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1997년부터 삼성전자와 대학이 공동으로 학부 과정을 개설, 1년은 학교에서, 나머지 1년은 회사에서 교육을 받는 실무중심 교육과정을 운영하고있다.

LG이노텍도 최근 전남대와 산학협력 조인식을 갖고, 전남대 내에 'LG이노텍 연구개발지원센터'를 설립키로 했다.

LG이노텍은 이 센터에 올해부터 5년간 10억원의 연구비와 2년간 1억원의 장학금을 지원하고, 전남대는 LG이노텍이 필요로 하는 핵심 전자부품에 관한 애로기술 및 신기술을 연구개발하게 된다.

한편 LG필립스LCD도 지난 9월 파주에 구축하는 LCD클러스터단지에 투입하는 기능인력 양성을 위해 두원공대와 산학협력을 체결하고 2007년부터 매년 1천~1천200명의 LCD 산업에 특화된 인력을 양성키로 한 바 있다.

구미상공회의소 김종배 부장은 "대구·경북지역의 경우 IT인력의 최대 산실인 경북대와 국내 최대의 과학두뇌 요람인 포항공대를 양대축으로 각 대학별 특화된 분야를 살려 다양한 산학협력체제를 구축해 나가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구미·김성우기자 swki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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