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돋보기-MBC TV 'PD수첩'

입력 2004-10-12 09:12:29

여성 노숙자가 늘고 있다.

보건복지부의 '2003, 2004년 노숙자 현황'에 따르면 지난 6월 현재 전국 각지의 노숙자 쉼터에서 집계된 여성 노숙자는 233명으로 지난해 말 178명에 비해 31%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통계에도 잡히지 않은 길거리 여성 노숙자들을 감안하면 실제 여성 노숙자의 수는 훨씬 많을 것으로 추측된다.

이들은 곳곳에 산재한 물리적, 심리적 폭력은 물론 성폭력의 표적이 되기 십상이지만 전국 108개 쉼터 중에 여성전용은 10개밖에 되지 않고 잠시 들러 몸을 씻고 옷을 세탁할 수 있는 '드롭인(drop-in)' 센터는 전무한 실정이다.

MBC 'PD수첩'은 12일 밤 11시 5분부터 인권의 사각지대에서 신음하는 여성 노숙자들을 조명한 '위기의 여성 홈리스' 편을 방송한다.

혜진(가명·25)씨가 거리로 나온 지는 벌써 7년을 넘어가고 있다.

그녀는 주로 자선단체에서 제공하는 무료급식을 통해 끼니를 해결하고 구걸을 통해 생활비를 간간이 마련한다.

남성 노숙자들 틈에서 사는 혜진씨는 힘을 앞세운 남성 노숙자들의 성폭력과 폭행에 시달리고 있었다.

거리를 떠도는 여성 노숙자들은 쪽방이나 교회, 만화방, 찜질방, 여인숙 등을 전전하면서 숙식을 해결한다.

특히 쪽방은 가장 선호되는 휴식처다.

보통 7천원이면 안심하고 하룻밤을 묵을 수 있기 때문. 하지만 방세가 밀리면 바로 나와야 하고 기본적인 잠금시설마저 갖춰져 있지 않아 불안하기 짝이 없다.

남편의 사업실패로 떠안은 빚에다 설상가상으로 교통사고까지 당해 장애를 얻은 최은하(가명·34)씨는 집과 직장을 한순간에 잃고 길거리로 나앉게 되었다.

서울역에서 일주일간 노숙을 했다는 그녀는 떠돌이 생활을 하다 쉼터를 알게 되었고 지금은 공공근로를 하며 생활을 유지하고 있다.

제작진은 노숙자 쉼터에 머무르고 있는 홈리스 여성들을 통해 현 제도에 대한 만족과 불만 사항을 생생하게 들어본다.

장성현기자 jacksoul@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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