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11일 법사·정무·재경위 등 14개 상임위별로 소관 부처에 대한 국감을 계속해 경제위기와 일부 부처의 '제식구 감싸기' 행태, 월성원전의 잦은 고장, 원자력 연구개발 비중저하, 경주경마장 무산 후속책 등을 두고 논란을 벌였다.
○…재경부·금감원 감사에서 한나라당 최경환(崔炅煥) 의원은 "재경부가 지난 9월 자체 발간자료에서 신용불량자 수가 3만명 감소, 증가세가 꺾였다는 주장은 허구"라며 "배드뱅크와 신용회복위, 채권추심 프로그램, 개별 금융기관 등으로부터 신용구제를 받은 61만1천명이 신용불량자 대열에서 빠진 것을 감안할 때 실제 신불자 대열에 신규로 들어온 사람은 72만명"이라고 주장했다.
최 의원은 또 "신불자의 다중채무 증가로 신용 불량 질이 악화돼 지난 2001년 668만건에서 올 8월 현재 1천707만건으로 2.6배나 증가했다"고 우려했다.
열린우리당 김현미(金賢美) 의원은 "여성신불자가 급증, 2000년 72만6천162명에서 올 들어 154만7천848명으로 4년 동안 2배 이상 증가했다"며 "전체 신불자 369만300여명 중 여성 신불자는 154만7천800명으로 전체 42%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현 경제상황과 관련, 한나라당 윤건영(尹建永) 의원은 우리 경제를 '파탄지경'으로 규정, "투자와 소비의 부진에 따른 저성장이 문제의 핵심"이라고 분석했다.
윤 의원은 투자위축 요인으로 고임금과 노사불안, 비합리적 규제, 경영권과 재산권의 불안, 반(反)기업정서, 기술개발부족 등을 들고, 소비위축 요인으로 가계부채, 고용불안, 노후불안, 반(反)부자정서 등을 꼽았다.
그러자 열린우리당 강봉균(康奉均) 의원은 "경제상황이 잘 풀리지 않는 이유는 야당 주장처럼 참여정부의 경제 철학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오히려 정부는 경기침체를 막기 위해 재정금융 등 거시 정책을 적극적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금감원 국감에서 한나라당 이한구(李漢久) 의원은 "지난 5년간 금감원은 금융권 가계대출 관리부실, 카드사관리부실, 생명보험회사 감독부실 등 뒷북 감독행정으로 국민들에게 엄청난 부담을 가져다 줬다"며 "그러나 지난 4년간 금융기관들에 대한 감독분담금은 2000년 709억원에서 올 들어 1천505억원으로 2.1배나 올려 받았다"고 추궁했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과 원자력 연구소 감사에서 한나라당 김석준(金錫俊) 의원은 "지난달 14일 경주 월성 원전 2호기에서 중수누출 사고가 발생, 작업자 8명과 운전원 2명이 방사능에 피폭됐다"며 "지난 84년 가동을 시작한 후 10여건의 크고작은 중수누출 사고와 70여건의 가동중단 사고 등 잦은 고장발생 원인이 뭐냐"고 따졌다.
강재섭(姜在涉) 의원은 "원자력연구소가 '원자력연구개발사업' 수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00년 68%에서 지난해 60%까지 떨어졌다"며 "전체 국가 원자력연구개발사업비에서 원자력연구소의 비중이 감소한 것은 기술경쟁력이 약화된 것 때문이 아니냐"고 질책했다.
○…한국마사회 감사에서 한나라당 이상배(李相培) 의원은 "지난 2001년 사적지라는 이유로 경주경마장 건설사업을 폐지한 뒤 대체 경마장 문제를 차일피일 미뤄오다 마사회장 교체를 계기로 아예 대체 건설을 못한다고 노골적으로 말하고 있다"며 "공기업 대표가 바뀐다고 약속을 헌신짝 버리듯 해도 된다고 생각하느냐"고 추궁했다.
같은 당 김재원(金在原) 의원은 "전국 29개 장외발매소를 운영하면서 얻은 수익이 전체 경마수익의 70%에 이른다"며 "이런 상황에서 장외발매소에 다양한 전용문화센터를 조성하겠다는 것은 더욱 많은 주민들을 도박에 빠져들도록 하는 유인책으로밖에 생각되지 않는다"고 했다.
○…한국감정원 감사에서 한나라당 안택수(安澤秀) 의원은 "감정원이 매년 10억원 이상 접대비를 초과 집행, 2000년에는 12억원, 2001년과 2002년도에는 9억원, 2003년도에는 12억원을 한도액보다 더 많이 사용했다"고 비난했다.
&같은 은 총 7회에 걸쳐 감사를 받았지만 감사주체에 따라 징계인원의 차이가 크다"며 "감사원과 건교부 감사와 달리, 자체감사 결과 단 1명의 징계대상자도 없었다는 것은 '제식구 감싸주기 식' 감사로 비쳐질 수 있다"고 했다.
○…한나라당 정종복(鄭鍾福) 의원은 교육방송 감사에서 "사교육비 절감을 위해 시작된 수능방송이 새로운 형태의 사교육 시장을 형성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며 "교육방송이 그동안 대행해 오던 수능교재 판매를 직영으로 전환, 교재판매에 치중하고 있으며, 위성방송과 인터넷 콘텐츠 또한 수능방송에 집중함으로써 모든 연령층에 맞는 사회교육을 한다는 본연의 기능을 소홀히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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