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 현흥초교 녹색학교 가꾸기

입력 2004-10-11 09:07:06

경산시내에서 자동차로 20분 거리의 현흥초등학교. 여느 학교처럼 이 학교도 나무와 꽃이 듬성듬성 자라는 밋밋한 학교였다.

그러나 지난해 3월 이종호 교장이 부임하면서 학교 내 빈 공간은 학교 숲과 생태연못, 자연학습장, 텃밭 등 15개의 테마공원으로 꾸며졌다.

총 연장 533m에 2천476㎡ 크기로 학교 전체가 공원이라고 할 만하다.

이 교장을 비롯한 36명의 교직원과 740여명의 학생, 학부모들이 삽과 호미를 쥐고 구슬땀을 흘린 결실이었다.

이 같은 결과를 바탕으로 교육인적자원부의 녹색학교(Green School) 가꾸기 사업에 응모해 대상학교로 지정 받기도 했다.

-전문-

지금까지 보통 학교가 나무와 꽃 중심의 평면적인 환경이었다면 현흥초교의 테마별 소공원은 산골짜기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 입체적 환경이라는 특징이 있다.

작은 산과 작은 언덕이 있고, 물고기가 헤엄치는 연못과 토끼가 풀을 뜯는 풀밭이 있다.

또 고추가 열리고 알알이 콩이 익어 가는 밭도 있다.

음지에서는 이끼와 고사리가 자란다.

현흥초교의 15개 테마별 소공원에는 소나무와 단풍나무 등 150여 그루의 수목과 영산홍 철쭉 등 꽃피는 식물 1천400여 본, 야생화 150여종, 장미 10여종 300여 그루, 우리 농산물 20여종, 덩굴식물 9종, 과일나무 17종 45그루, 음지식물 15종 등이 학교 구석구석에서 자란다.

그래서 학생들은 어디서나 자연스럽게 자연을 만끽할 수 있고, 어디서나 시인이 될 수 있다.

이 학교의 테마공원은 단순히 겉모습만 아름다운 것은 아니다.

남석진(47)교사는 "제7차 교육과정 철저하게 분석해 학년별 단원별로 테마공원을 활용한 자연 생태학습을 위한 테마공원을 조성했다"며 "학생들은 각 테마공원에서 생물 탐구, 자유 관찰 학습, 집중·비교 관찰 학습, 내 나무 가꾸기, 내 텃밭 작물 가꾸기, 자연을 주제로 한 시조, 동시 암송, 글쓰기 등 체험학습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임년희(48)교무부장은 "테마공원을 통해 교과서와 교실에서만 이루어지는 활동을 교실 밖으로 확대해 생동감 있는 현장 체험학습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강조했다.

추경현(6학년) 전교어린이 회장은 "전교생들이 각자 내 나무 또는 내 텃밭 작물을 심고 자신의 소망과 다짐을 적어 달아 가꾸면서 나무와 작물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을 배우게 된다"고 말했다.

아름다운 학교를 배경으로 친구와 가족들이 함께 사진에 담아 출품하는 사진콘테스트도 열렸다.

자녀와 함께 사진 콘테스트에 출품할 사진을 촬영하려 테마공원에 들렀다는 김장옥(41.여) 씨는 "아이들 자연 탐구·체험학습을 위해 아빠와 엄마들이 함께 찾아와 의견을 나누고 공부하는 경우가 많아 가족의 대화시간도 늘었다"고 즐거워했다.

이종호(56)교장은 "테마공원 조성을 통해 학생들이 직접 꽃과 나무를 심고 가꾸는 동안 땀을 흘리고, 체험하고 탐구 관찰하는 학습으로 인성과 정서함양에도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고 말했다.

이 교장은 "학교 학생 학부모 등 교육 공동체가 함께 동참하는 녹색학교 가꾸기는 애교심 고취는 물론 학교를 개방함으로써 지역의 휴식공단이자 문화공간으로 활용되고 있어 지역민들에게도 큰 환영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흥초교에서는 10, 11월중에 탐구학습 보고서 전시회 및 현흥축제와 연계한 테마공원 사진전 시화전 그림전 등 각종 전시회, 장승 솟대 다듬기 천연염색 등 축제를 열 예정이다.

또 내년에는 말라죽은 히말라야시다 나무를 이용해 교문 앞에 솟대를 세울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대왕참나무 숲을 조성하고 운동장에는 잔디밭 만들기 등을 통해 아름다운 녹색학교를 계속 가꿀 예정이다.

김진만기자 fact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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