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1983년 조사를 시작한 이래로 최고 수준인 10만명당 24명. 당당히 세계 1위이다.
작년 출산율은 부모당 자녀수 평균 1.19명으로, 이것도 낮기로 따져서 세계 1위. 그러다보니 사회가 얼마나 빨리 늙어가는가를 보여주는 고령화 비율도 세계 1위이다.
세계에서 유례가 없을 정도로 빠른 속도이다.
많은 사람들이 그 원인을 요즘 젊은 여성들이 결혼을 늦게 하거나 잘 하지 않고, 아이를 잘 가지려 하지 않는 시대적인 경향에서 찾는다.
물론 그런 측면도 분명히 있다.
자녀를 키우는 데 양육비와 사교육비가 점점 더 많이 들어가야 한다는 점에서 경제적인 원인도 크다.
하지만 자살률의 상승과 출산율의 감소라는 두 지표가 보여주고자 하는 진실은 좀 더 근본적인 것이 아닐지.
땀흘려 일하기보다는 로또나 부동산으로 대박을 쫓는, 또 그렇게 하지 않으면 바보라는 말을 듣는 사회. 아무리 땀흘려 일해도 앞으로 더 잘 살 수 있다는 앞날의 희망은 점점 더 보이지 않고, 아무리 열심히 공부해도 돈 없이 실력만으로는 좋은 대학에 가기가 점점 더 힘들어지는 사회. 미래의 희망이 보이지 않는 사회. 자식들에게는 그러한 암울함을 물려주고 싶지 않은 사회. 새로운 삶과 생명보다 죽음의 그림자가 지배적인 사회. 이것이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나라의 현주소다.
그리고 수십 년 동안 죽어라고 달려온 우리 사회의 초고속 근대화와 경제성장의 결과이다.
이러한 추세를 진정 염려하고 걱정한다면 이제라도 그간의 모든 과정과 현재의 상황에 대해 전사회적으로 진실하고도 깊은 성찰을 해야할 시점이다.
허남혁 대구경북환경연구소 연구기획부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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