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생활을 35년여 간 해왔는데 이제 막바지입니다.
공직생활을 마칠 때까지 징병검사 업무에 이상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대구·경북지방병무청 소속 징병검사장(대구 달서구 죽전동)의 징병관으로 지난 9월 1일 옮겨온 이정구(李貞求·57)씨.
대구시청에서 5년, 경북도청 6년, 행정자치부(총무처 포함) 22년 등 공직생활을 33년 동안이나 이어오고 있는 이 징병관은 고향인 대구·경북에서 근무하게 돼 무척 기쁘다고 했다.
그러나 이 징병관은 최근의 병역비리와 관련, 안타까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약물을 복용해서 종합병원의 내과의사조차 감쪽같이 속인 이번 병역 면탈행위는 '앞으로도 징병검사과정의 허점이 얼마든지 발견될 수 있음'을 방증해 준 것"이라며 "특히 내과분야에서 검사 수치를 조작할 수 있는 질환이나 약물을 투입해 속일 수 있는 질환에 대해서는 각별한 관심과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부정한 병역면탈행위를 완벽하게 차단하기가 힘들기 때문에 이런 계기를 통해 문제점이 발견되면 철저하게 보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징병관에게는 최근의 병역비리뿐 아니라 남모르는 어려움도 있다.
충분치 못한 예산 때문이다.
이 징병관은 "40여명에 이르는 징병검사장 직원을 위한 운영비가 한 달에 고작 100만원이며, 모든 예산을 포함해도 연간 예산이 3천만원을 넘지 못한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는 "회식이나 야유회 등을 통해 고생하는 직원들의 사기를 높여주고 싶지만 예산절감 차원에서 다음으로 미루거나 취소할 때가 많다"고 다소 불만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이런 불만은 그의 일상적 업무와는 별도의 문제. 징병관을 비롯한 모든 직원들은 사명감을 가지고 충실하게 자신의 맡은 바 임무를 수행해 내고 있다고 했다.
이 징병관은 "병무청의 행정업무가 과거에 비해 투명해지고, 징병검사 과정 역시 시스템화되고 제도화되어 공정성이 보장된다"며 "의혹과 비리를 가진 기관이 아닌, 공평무사하고 친절한 병무청으로 거듭나고 있음을 잊지 말아달라"고 시·도민들에게 당부했다.
이 징병관은 슬하에 1남1녀를 두고 있으며 취미로는 등산과 달리기를 즐긴다.
권성훈기자 cdro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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