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축구>한국, 일본 꺾고 중국과 우승다툼

입력 2004-10-07 08:54:23

정신력과 체력의 승리였다.

전, 후반 90분과 연장 30분동안 내내 1골차로 앞서나가다 인저리타임때 동점골을 내주며 2대2로 비긴 후 들어간 운명의 승부차기.

다리 근육 경련으로 잔뜩 지친 양팀 선수들은 승리에 대한 강박감을 이기지 못하고 '페널티킥을 가장 잘 찬다'는 1번 키커가 모두 실축하는 등 초반 4명 중 3명이 골을 넣지 못하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승리의 여신은 결국 한국의 손을 들어주었다.

일본의 1, 3, 4번 키커가 실축하는 사이 한국은 2~4번 키커인 김진규와 오장은, 정인환이 내리 골을 성공시켜 3대1로 120분간의 혈투를 마감했다.

한국 청소년축구대표팀이 6일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 케라스스타디움에서 열린 2004아시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19세 이하)에서 숙명의 라이벌 일본을 제치고 결승에 올랐다.

지난 대회 챔피언인 한국은 이로써 대회 2연패와 통산 11회 우승을 노릴 수 있게 됐다.

한국은 또 일본과의 청소년축구 역대 전적에서 23승4무3패로 압도적 우위의 간격을 더욱 벌렸다.

한국은 9일 같은 장소에서 시리아를 1대0으로 꺾은 중국과 대망의 우승컵을 다툰다.

이날 경기는 한국이 골을 넣으면 일본이 끈질기게 따라오는 양상으로 전개됐다.

라이벌전의 중요성을 의식한 듯 한국의 박성화 감독과 일본의 오쿠마 기요시 감독은 앞서 부상으로 출전이 불투명했던 김승용과 히라야마를 선발로 내보내는 연막 작전으로 치열한 기싸움을 벌였다.

전반 12분 박주영이 아크 앞에서 감아찬 프리킥이 골문을 벗어난 한국은 경기의 주도권을 잡았으나 부정확한 크로스 등으로 완벽한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한국의 공격이 결실을 본 것은 전반 32분. 막차로 대표팀에 합류했던 박희철이 상대 진영 왼쪽에서 툭 찔러준 패스를 박주영이 받아 재치있게 내줬고 쇄도하던 백지훈이 골키퍼 나시카와 슈사쿠와 1대1로 맞선 상황에서 왼발로 가볍게 차넣어 기선을 잡았다.

백지훈은 지난 3월 도쿄에서 열린 평가전에서 1대0 승리의 결승골에 이어 한일전에서 2경기 연속 골을 뿜어 '일본킬러'로 우뚝섰다.

후반 초반에도 안태은, 김진규, 오장은 등이 소나기 슈팅을 퍼부었으나 마무리 난조로 추가골을 뽑지 못한 한국은 중반 이후 체력 소진과 함께 집중력이 떨어지며 일본의 거센 반격에 시달리다 경기 종료를 코 앞에 둔 인저리타임 때 와타나베 가즈마에 뼈아픈 동점골을 허용했다.

문전 혼전 중 히라야마가 골지역 오른쪽에서 올려준 볼을 와타나베가 헤딩슛, 극적인 동점골을 뽑아낸 것.

연장에서도 한국은 박주영의 골로 앞서나갔다.

후반 7분 박주영이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수비수를 제치며 터닝슛한 볼은 골대 왼쪽 아래를 맞고 네트를 흔들었다.

한국은 그러나 인저리타임 때 히라야마에게 다시 동점골을 내줬다.

김교성기자 kgs@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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