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이 다 후련하다." 정인환(용인FC)이 승부차기 마지막골을 성공시켜 초조함이 승리의 기쁨으로 바뀌는 순간 박성화 감독은 두 손을 모으고 감사의 기도를 드렸다.
지난해 12월8일 세계청소년(U-20)축구선수권 16강전에서 오쿠마 기요시 감독이 이끄는 일본 청소년팀에 연장 골든골패(1-2패)를 당했던 박 감독은 10개월만에 재개된 국제대회에서 일본을 상대로 통쾌하게 설욕하는 기쁨을 만끽했다.
특히 지난해 세계청소년선수권에서 박 감독과 함께 한국의 역전패를 지켜봤던 김진규와 박주영 역시 승리 감격은 남달랐다.
박 감독은 이번 대회를 준비하면서 제대로 된 소집훈련을 하지못한 부담감과 예선전에서의 성적부진으로 심한 맘고생을 해왔다.
가까스로 8강에 오른 한국은 우즈베키스탄을 연장 접전 끝에 꺾고 4강에 오르며 2005년 세계청소년(U-20)선수권 진출전티켓을 따내는 '기적'을 일궈냈다.
4강진출의 기쁨도 잠시. 박 감독은 이번에는 '한일전'이라는 난제를 안았다.
지난해 12월 세계청소년선수권 골든골 패배 이후 박 감독은 아시아청소년선수권을 앞두고 오쿠마 감독과 올해 두 차례나 경기를 치렀다.
2월 중국 후베이성에서 열린 '2008스타스컵'에서 박주영(고려대)의 결승골로 1-0 승리를 거둔데 이어 3월 도쿄에서 치른 평가전에서 백지훈(전남)의 결승골로 또다시 1-0으로 이겼지만 두 경기 모두 양 팀의 베스트 멤버가 모이지 않았던 터라 박 감독은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청소년팀간 역대전적 22승4무3패의 절대우위 전력을 자랑해온 한국이었지만 '골도우미' 김승용(FC서울)이 부상한 데다 선수들의 체력저하까지 겹치며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날 박 감독은 전날까지 출전이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던 김승용을 박주영과 함께 최전방 스트라이커에 세우는 '깜짝전술'을 꺼내들었다.
오쿠마 감독 역시 부상이라던 히라야마 소타(쓰쿠바대)를 카렌과 함께 최전방에 내세우는 등 서로 치열한 눈치작전으로 맞불을 놓았다.
비장한 각오로 한일전에 나선 선수들은 조별예선에서 보여줬던 무기력한 모습은 간데없이 강한 정신력으로 일본을 몰아쳤고 마침내 백지훈(전남)의 선제골과 연장후반에 터진 박주영의 골, 그리고 침착한 승부차기골을 앞세워 '한일전'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박 감독은 "내년 세계청소년선수권에서도 조별예선을 통과하고 나면 반드시 일본과 다시 만날 것이다"며 "그 때를 기약하며 더욱 철저하고 차분하게 준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사진설명 : 6일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 체라스스타디엄에서 열린 '2004 말레이시아 아시아 청소년 축구대회' 준결승 한국과 일본의 경기에서 연장 후반 박주영 선수가 골을 넣자 팀 동료들이 환호하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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