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이상적인 농업 클러스터의 조건

입력 2004-10-06 16:52:00

최근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혁신형 국토구축과 농'산'어촌의 지역혁신체계 구축을 위해 산업정책 전반에 걸쳐 '클러스터(cluster)' 라는 용어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포괄적인 의미로 클러스터란 특정산업의 생산'유통'소비활동과 관련해 상호관계가 있는 기업, 대학, 연구소, 협동조합 등이 일정지역에 모여 네트워크 구축과 상호작용을 통해 사업전개, 기술개발, 부품조달, 인력'정보교류 등에서 시너지효과를 내는 것이다.

클러스터는 본래 선진국의 '자연발생적인 기업군집' 을 의미한다. 정보통신기술 진전과 교통수단의 발달에 의해 정보취득 용이, 거래비용 감소 추세에도 불구 세계 각국은 클러스터를 국가경쟁력의 관건으로 보고 적극 육성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금년 창원과 구미 등 6개 단지를 혁신클러스터 육성 시범단지로 지정해 향후 15년내 실리콘밸리형과 같은 혁신 클러스터 2∼3곳을 조성하기로 했다.

농업분야에서는 지역농업 활성화 측면에서 농촌문화산업의 클러스터 정책이 주목받고 있다. 예컨대 농산물가격의 불안정, DDA나 한'일FTA에 대한 농업의 존립대책 등 경영합리화 차원에서 농촌의 새로운 소득원 개발이 중요시되고, '성숙된 지방화 시대'에 걸맞는 사업추진체계가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타 산업 부문 이상으로 국제경제의 심화가 예상되는 지역농업 클러스터 정책은 단순히 유망산업의 지원과 특정한 핵심기술 이전에만 집중될 소지가 다분히 있다. 이는 과거 농공단지 육성정책의 실패와 같은 전철을 밟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오늘날 주5일제로 인한 여가시간 증대, 교통 발달 등의 영향으로 농'산'어촌의 천혜환경에서 레저를 즐기려는 욕구가 증가하고 있다. 도시는 비대해지는 반면, 농촌은 슬림화돼 유휴농지가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농촌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지역농업 클러스터' 정책이 반드시 성공해야 하며, 몇가지 전제조건이 필요하다.

첫째, 일차적으로 학습능력을 발휘하는 시스템 구축이 목표가 돼야 하며, 클러스터 내부의 주체 스스로의 관심과 자발적 관심과 동기 하에 기술개발과 지식교류에 몰두하는 창의적 분위기가 마련돼야 한다.

둘째, 지역농업의 유형구분에 따라 혁신을 주도할 수 있는 품목을 선정하고, 지역별 지원방법도 하향식 지원에서 벗어나 상향적' 미시적으로 지역을 관찰하여 중복투자 방지 및 시장의 불완전성 해결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셋째, 우리 농업과 농촌 사랑에 대한 범국민적인 공감대를 형성해 우리농업 문제를 농업자체의 문제가 아닌 범국민적 관심과 지원을 통해 해결하자는 운동체적인 성격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지역농업 클러스터' 정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다양성' 혁신성' 대표성' 자발성' 응집성과 같은 기본 원칙이 확실히 지켜져야 할 것이다.

전성군(농협중앙교육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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