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동안 매일 매스컴을 도배하던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문제도 이제 관심에서 멀어져가고 있는 것만 같아서 안타깝다.
중국 지도부가 한국을 방문해서 정부관계자에게 '더 이상의 정부차원의 왜곡을 시도하지 않겠다'는 구두약속만 받고 우리는 이를 믿었던 셈이다.
2000년 마늘파동에서 우리정부가 중국마늘에 보호관세를 물리자 휴대전화 등 우리공산품에 중국정부가 300% 이상의 관세를 물리는 바람에 우리 정부가 스스로 백기투항하고 말았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이러한 상황이 중국정부의 고구려사 왜곡에서도 생기지 말라는 법이 없다.
문제의 핵심은 우리가 중국정부 지도자들의 실체를 제대로 파악하고 있지 못하다는 점이다.
중국정부가 정부차원의 왜곡방지를 구두로 약속한 뒤에도 제대로 된 조치는 아무것도 나오지 않고 있다.
오히려 중국이 노골적으로 한국인 방문객들을 끊임없이 감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몇 일전에 중국을 다녀왔는데 칭다오에서는 한 한국인이 1개월 이상 체류 시 중국 지역파출소에 신고하지 않았다는 이유로(홍보된 적도 없는 사문화된 규정을 내세워) 벌금 5만원을 부과했다는 사례를 확인했으며, 태산 방문시에도 호텔의 직원이 모든 한국인 투숙객의 여권을 확인하고(통상적으로 대표 1명이나 객실당 1명만 확인) 최종 목적지가 어디인가를 꼬치꼬치 캐물었다.
장쩌민이 중앙군사위 주석직을 사임하면서 후진타오가 실질적인 1인자가 되었다.
대외적으로 그는 온화한 이미지와 중국의 명문대학인 칭화대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했다는 이유로 상당히 이전의 중국 지도자와는 달리 서구적이고 민주적인 지도자로 인식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그는 1989년 3월에 발생한 티벳의 독립국가수립 요구 시위를 무자비하게 중국군대를 동원하여 총칼로 진압했으며 심지어 가가호호를 뒤져 어린이까지 수백 명을 학살했다.
그 전에는 티벳의 지도자인 판첸라마 암살에도 개입한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그는 군부출신이 아니면서 군대를 다스릴 줄 아는 지도자이며, 베이징이나 상하이 등 소위 대도시 출신이 아닌 유일한 지도자이다.
그의 고속성장에는 중국 정부나 지도자의 요구에 맞춰 신속한 일처리와 지방정부와 중앙정부 지도자들의 지원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간수, 티벳 등 변방을 통치하던 지도자가 주목을 받은 경우는 중국의 역사상 한 번도 없었으며 후진타오 주석이 처음인 것이다.
장기통치가 예상되던 장쩌민을 밀어낸 것도 후 주석의 치밀한 전략에 의한 것이란 이야기가 나돌고 있다.
변방지역 소수민족들 사이에는 지금도 어린아이들이 '호랑이가 온다면 그치지 않는 울음이 후진타오가 온다면 울음을 뚝 그친다'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
중국정부의 고구려사 왜곡은 이런 후주석의 변방통치 전략에 기초하여 오랫동안 수립되어 왔다고 많은 중국사람들이 알고 있다.
결국 우리의 통일 후 만주주권 요구나 조선족자치구의 독립을 차단하려는 후 주석의 치밀한 전략이라는 점이다.
그러나 우리 정부나 매스컴은 이런 사실을 제대로 국민에게 알리지 않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정부는 구두로 약속받은 것을 믿겠다는 식으로 행동하고 있다.
이것은 국민을 기만하는 것이다.
정부는 많은 국내의 중국 관련 연구소를 중심으로 중국의 지도자와 인물들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를 하고, 외교적으로는 문서로 된 고구려사 왜곡방지 약속을 받아내야 한다.
중국이 우리의 최대 무역상대국이기 때문에 할 말을 하지 못한다면 앞으로 점 점 더 힘의 논리로 인한 중국 눈치보기는 심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미국 땅을 능가하는 면적과 500원(1리터당)에 불과한 휘발유 가격, 거미줄 같은 고속도로망을 갖춘 교통체계, 인구 100만 이상의 도시가 200개 이상인 나라, 우리영화 바람의 파이터가 우리 개봉관보다 먼저 해적판 DVD로 판매되고, 명품복제 시장이 각 도시마다 명물이 된 아무도 못 말리는 중국을 우리는 앞으로 어떻게 대처해야 될지 체계적으로 연구해야 우리가 살아남고, 먹고 살 거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권오상(상주대 교수·행정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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