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약의 계절 가을…제대로 먹기

입력 2004-10-05 16:51:19

폭염에 지친 몸 겨울전 추스르자

10월로 접어들면서 아침저녁으로 제법 쌀쌀한 기운이 드는 게 가을 날씨가 완연하다.

조락의 계절인 가을은 삼라만상이 다가올 겨울을 준비하는 시기다.

사람의 몸도 마찬가지. 무더운 여름을 거치면서 허약해진 몸과 마음을 지금쯤 추스려 두어야 건강하게 겨울을 날 수 있다.

가을은 운동을 포함한 야외활동을 하기에 더 없이 좋은 계절이지만 아침, 저녁 기온차가 많이 나는 환절기여서 감기나 비염 등에 걸리기 쉽다.

원기부족이 느껴지고 질병 발생이 쉬운 가을은 그래서 보약(補藥)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

보약은 일년 중 어느 때 먹어도 상관없지만 요즘처럼 간편하게 먹을 수 없었던 옛날에는 보약을 달이고 보관하기에 용이한 가을철부터 다음해 봄까지 주로 먹다보니 가을이 보약의 계절로 인식되고 말았다.

그러나 어쨌든 가을은 여름에 땀을 많이 흘려 쇠약해진 체력을 보강해주어야 하는 시기로 보약을 많이 먹는 철임은 사실인 것 같다.

▨더위로 떨어진 체력 보강

보약이라고 하면 보통 단순히 몸을 보해주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허약해진 기능을 강화하고 원기와 혈액의 균형을 회복시켜 질병에 걸리는 것을 막아주는 밑거름이 된다.

보약은 기원을 북돋우어 주는 보기(補氣)약을 비롯해 보양(補陽), 보혈(補血), 보음(補陰)약 등 크게 4가지로 분류한다.

보기약은 몸의 기운을 축적시켜 인체의 활동능력을 증강시켜준다.

보기약은 밥맛이 없거나 헛배가 부르고 당기는 증세와 몸이 피곤하고 힘이 없으며 조금만 움직여도 식은땀을 흘리는 사람들에게 필요하다.

대표적인 보기 약재는 인삼이며 감초, 황기, 만삼, 백출 등으로 기(氣)를 되살려주는 주된 한약재다.

그러나 인삼은 심장질환이나 고혈압이 있는 사람에게는 좋지 않은 만큼 주의해야 한다.

보양(補陽)약은 말 그대로 양기를 돋우어 혈액순환을 원활케 하고 소화기능을 강화시켜 주는 것이다.

허리 아랫부분이 차갑고 허리와 무릎 등이 마르고 약하며 정력감퇴, 조루증, 야뇨증, 유정 등의 증상을 다스린다.

녹각, 녹용, 동충하초, 육종용, 해구신 등이 양기를 찾아주는 한약재들이다.

녹용의 경우 성호르몬과 혈액이 혼합되어 있어 어린아이나 청소년들에겐 불필요한 성적 자극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심장질환, 고혈압환자 인삼주의

보혈(補血)약은 혈액을 생성하는 조혈기능을 도와주는 것으로 얼굴색이 누렇고 몸이 마른 데다 눈이 어지럽고 귀에서 소리가 나며 여자의 경우 월경량이 적거나 불규칙적인 증세에 사용된다.

숙지황과 당귀, 천궁, 작약, 백하수오 등 조혈기능 강화와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주는 것이 대표적 한약재다.

당귀는 당성분이 많아 비만부작용이 있으므로 몸이 뚱뚱한 사람들에겐 살이 찌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보음(補陰)약은 몸이 마르고 갈증이 심해지며 피부가 몹시 건조하고 마른기침이 자주 발생할 때 사용한다.

몸의 진액을 보충해주는 한약재로는 구기자와 사삼, 천문동, 맥문동 등이 사용된다.

그러나 보약이 몸에 좋다고 해서 누구에게나 특효약으로 작용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또 보약을 맹신해서도 안된다.

보약보다 더욱 중요한 것이 규칙적인 생활 습관이다.

매일매일 규칙적인 식사로 필요한 영양분을 섭취하고 운동을 하는 건강수칙을 지키지 않으면 우리몸은 아무리 보약을 먹어도 소용이 없게 된다.

보약은 사람에 따라 각각 처방이 다른 만큼 반드시 전문가의 진맥과 진단을 받아보고 자신의 몸에 필요한 한약재로 약을 지어먹어야 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정상호기자 falco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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