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30여만개 태반, 바이러스 검사없이 유통

입력 2004-10-05 13:58:33

성병 등의 바이러스에 감염된 채 태어나는 아이가 해마다 3천명이 넘지만 연간 30만여개나 되는 태반(胎盤)이 바이러스 검사도 없이 의약품과 화장품 원료로 유통되고 있어 태반 의약품의 안정성에 대한 전면적인 점검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사실은 5일 한나라당 고경화 의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청과 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서 밝혀졌다.

식약청이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연간 30만여개의 태반이 유통되며 2003년을 기준으로 사람의 태반 함유 의약품이 41개 품목 76억원어치, 화장품은 13개 품목 4만4천641개가 유통됐고 올해들어서도 8월 현재 화장품 12개 품목 3만2천여개가 시중에 공급됐다.

또 2003년에 301t의 태반이 발생했으며 이 가운데 259.5t이 재활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태반 가운데 상당수는 바이러스 및 성병 등에 오염된 채 유통되지만 이에 대한 검사의무 등이 규정조차 되어 있지 않다는 것.

실제로 심평원이 제출한 'HIV, 암, 혈액질환, 성병감염자 출산 현황' 자료에 따르면 성병 바이러스 등에 감염된 태반이 2003년 한 해만 3천335개가 발생했다.

또 식약청이 이 같은 문제에 공감해 의약품 제조용 태반 수집기준을 마련하고 의약품제조용으로 사용하는 태반에 대해서는 산모의 건강검진 확인과 재활용 동의 등을 규정하도록 환경부와 복지부 등에 요구했으나 현재까지 수용되지 않고 있다.

고경화 의원은 "환경부와 복지부가 그동안 여러차례의 개정 요청을 모두 무시, 지금도 성병 등의 바이러스에 감염된 태반이 그대로 유통되고 있다"며 "생물학적 제제는 각별한 관리가 필요하므로 정부당국이 조속히 법령개정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창희기자 cch@imaeil.com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