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데스크-한반도의 먹구름

입력 2004-10-01 12:01:06

요즘 한반도 상황은 폭풍전야처럼 보인다.

잔뜩 먹구름이 끼어 있다.

북핵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은 교착상태이고 미국 상원은 북한인권법을 통과시켜 북한을 압박하고 있다.

북한의 거센 반발은 예견된 수순이다.

한반도 정세가 이처럼 악화일로로 치달으면서 흉흉한 소문도 꼬리를 물고 있다.

미국은 한반도 주변에 핵잠수함을 증강배치하며 북한에 군사적 압박을 가하기 시작했다.

이 때문에 오는 11월2일 미국 대선 이후 한반도 정세가 극도의 군사적 긴장상태에 돌입하는 예후가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 높아지는 한반도 정세 불안

홍콩 언론들은 미국이 태평양함대사령부 소속 최신 구축함을 동해에 배치, 순시를 시작한다며 이는 부시 행정부의 미사일방어체제(NMD)의 실전배치 첫 단계라고 최근 보도했다.

미 해군 7함대 구축함의 동해배치에 앞서 미국과 일본 언론들이 북한의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 징후 등을 집중 보도한 바 있어 북한을 겨냥한 것임은 삼척동자도 알 수 있다.

이에 앞서 일본의 교도통신도 미국이 올 연말까지 서태평양 지역 괌에 공격형 핵잠수함을 배치할 것이라고 미군 관계자가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와 더불어 스텔스 전폭기 대대가 11월 중 한국에 배치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군사적 압박과 함께 북한인권법을 통해 북한의 붕괴를 도모하는 양동작전을 구사하고 있다.

탈북자 지원단체에 4년간 매년 2천400만달러를 지원하기로 한 것은 북한 주민의 대량 탈북을 유도하려는 전략임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와 함께 남한내 보수단체를 자극, 남남갈등을 유도해 미국에 비협조적인 것으로 보이는 노무현 정부를 흔들려는 속셈도 감지된다.

이 같은 미국의 압박에 북한은 위기의식을 내보이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이라크에 이어 다음 공격대상으로 북한을 지목한 군사작전이라는 것이다.

북핵 문제로 촉발된 한반도 위기 상황은 주변 강국인 중국과 일본의 움직임에서도 감지된다.

늘 그랬듯이 중국 역시 한반도 상황을 '강 건너 불'로 보지 않을 것은 뻔하다.

중국이 고구려사를 편입한 것도 남북통일 이후 영토분쟁에 대비, '선수(先手)'를 친 것으로 보는 견해가 주류다.

그러나 보다 확대 해석해 북한이 침공당할 경우 개입하려는 의도라는 분석도 제기되는 실정이다.

옛 고구려 영토가 북한지역을 포함하고 있어 한반도 상황에 대한 개입명분 축적용으로 고구려사의 중국사 편입이라는 '어거지'를 부리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 역시 북한 핵을 빌미로 우경화와 군사대국화를 축으로 급속히 '전체주의' 국가로 변신하고 있다.

외환에 내우까지 겹치고 있다.

여야는 국가보안법, 과거사 진상규명, 신행정수도 이전 등을 놓고 각(角)을 세운 투쟁을 지속하고 있다.

여당은 "경제가 어려운데 야당은 낡은 이념 논쟁을 벌이고 있다"고 비난하고 야당은 "경제 살리기에 주력하라"고 비판하고 있다.

똑같은 민심을 놓고 해석은 제각각인 점은 과거 정치와 그대로 닮았다.

하지만 경제가 어렵다는 점에는 여야가 모두 공감하는 것 같다.

서민들은 살림살이가 외환위기 때보다 더 어렵다고 아우성이다.

추석 이후 재래시장 상인들이 줄도산 대열에 합류할 것이란 얘기도 나돈다.

대도시와 중소도시, 농촌지역 모두 비슷한 상황이다.

IMF(국제통화기금)와 한국은행 등 국내외 경제전문기관들의 올해와 내년 한국경제에 대한 전망도 잿빛 일색이다.

더욱이 우리를 급속히 추격하고 있는 '세계의 공장' 중국과 세계 최고의 제조업 경쟁력을 지닌 일본의 틈바구니에 끼여 앞으로 먹고 살 길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게 우리가 처한 현실이다.

◇ 해법-기러기에게 배워라

진단과 분석은 나와 있다.

문제는 해법이다.

그 해법은 기러기로부터 배울 수 있다.

톰 J 왓슨이라는 사람은 오랫동안 기러기를 관찰한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왓슨에 따르면 V자 모양의 대열을 형성하며 비행하는 기러기는 뒤따라오는 기러기에게 "활력"을 불어넣어 준다.

이 때 전체 무리는 혼자 날아갈 때보다 비행할 수 있는 거리가 71%나 늘어난다.

또 앞선 기러기가 지치면 대열의 뒤로 빠지고 대신 다른 기러기가 앞으로 나가 길잡이 역할을 한다.

이와 함께 뒤따르는 기러기들은 선두가 속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격려하기 위해 울음소리를 낸다.

우리 삶에서 고난과 시련은 늘 우리의 동무였다.

서로의 상처를 어루만져주고 고난을 이길 수 있도록 동료를 돌보는 기러기의 분별력만 있어도 한반도에 드리운 먹구름도 사라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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