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묘지 플라스틱 조화 처리 '골머리'

입력 2004-09-30 12:47:05

"내년 명절부터는 생화(生花)만 받습니다."

성묘객들이 묘소에 놓고 간 플라스틱 조화(弔花)의 처리를 놓고 해마다 골머리를 앓아온 각 공원묘지 관리사무소들이 내년부터는 플라스틱 조화를 '퇴출'시킬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플라스틱 조화는 생화보다 가격이 싼 탓에 대부분 성묘객들이 선호하지만 1년이 채 안돼 쉽게 퇴색하는데다 썩지도 않아 처리가 곤란한 실정이라는 것. 게다가 이들 조화는 화학염료로 물들인 중국산이어서 관리소측이 생화사용을 적극 안내하고 있다.

올 추석에만 5천여명이 다녀간 29일 오후 경북 칠곡군 지천면 현대공원묘지. 공원묘지내 공터와 출입구 쓰레기통마다 묘소에서 걷어 온 플라스틱 조화들이 넘쳤고 공원 출입구에는 사무소측이 내 건 '내년부터는 생화만 받습니다'는 플래카드까지 등장했다.

현대공원묘지 배국환(60) 관리사무소장은 "화물차량을 하루종일 동원해도 쏟아져 나오는 플라스틱 조화를 치우는데는 역부족"이라며 "반면 생화는 자연 처리되기 때문에 최근 전국 공원묘지 협의회 차원에서 공통적으로 결정한 사항"이라고 말했다.

배 소장은 또 "중국산 조화를 조상묘에 쓰는 것은 수입산 모조품을 제사상에 올리는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우리네 정서에도 맞지 않는 것 아니냐"며 국산생화를 써 줄 것을 요청했다.

칠곡군 지천면 청구공원 정차용(60) 관리사무소장도 "생화보다 값싸다는 이유로 대부분 성묘객들이 플라스틱조화를 꽂고 있다"며 "내년부터 성묘객들을 대상으로 생화를 쓰도록 안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병고기자 c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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