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내자식...굶는 건 못봐요"

입력 2004-09-30 11:45:29

의성중 스쿨버스 기사 이대희씨

농촌학교 스쿨버스 운전기사가 교직원들의 구두를 닦아 모은 돈으로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의 급식비로 선뜻 내놓아 화제가 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의성중학교 스쿨버스 운전기사 이대희(54)씨. 이씨는 의성중과 의성여중의 스쿨버스를 운전하며 학생들을 친자식처럼 대하는 등 평소 학생 사랑이 남다르다.

가장 먼저 학교에 출근해 교내 화단을 정리하는가 하면 상하수도 점검과 청소 등으로 하루 일과를 시작하는 부지런함 덕분에 학교 곳곳에는 이씨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다.

또 지난해부터는 틈틈히 전 교직원 구두를 직접 닦아주면서도 그에 답례하려는 교직원들의 조그만 선물조차도 손사래를 치면서 거절, 교직원들을 머쓱하게 만들기도 했다.

그러던 이씨가 지난 3월부터는 전체 교직원들에게 이색적인 제의를 했다.

일주일에 두 번씩 교직원 구두를 손질해 주는 대가로 한 달에 1만원씩 모금함에 넣어달라고 제의한 것.

이씨의 이같은 제의는 가정형편이 어려워 급식비를 내지 못하는 학생들을 돕기 위해 고민 끝에 내린 결정. 인정 넘치는 이씨의 제의에 교직원들도 적극 가세했다.

그 결과 여름방학을 앞둔 지난 7월에는 무려 100만원이라는 적지 않은 돈이 모금함에 모였다.

이씨는 의성중 박무한 교장을 찾아가 급식비를 내지 못하는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사용해 달라며 100만원이 모인 모금함을 건넸다.

"평소 급식비조차 납부하지 못해 불안해하는 학생들을 보고 늘 마음이 아팠다.

퇴직하는 날까지 구두를 닦을 계획"이라고 말하는 이씨는 성금을 모아준 교직원들에게 오히려 감사의 말을 전했다.

의성.이희대기자 hdle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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