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충제 요구르트' 피해자 13명

입력 2004-09-29 11:19:21

단서 못찾아 수사 난항

대구의 도심 공원에서 잇따라 발생한 '살충제 요구르트' 사건을 수사중인 경찰은 중구 달성공원에서 8월(본지 24일 31면 보도)에만 피해자 5명이 더 있음을 확인했다.

그러나 경찰은 수사본부를 구성한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추가 피해자를 확인했을뿐 사건 해결의 단서가 될만한 증거 및 용의자 확보를 못해 수사가 난항을 겪고있다.

대구 중부경찰서는 27일 "지난 6월이후 달성공원에서 복통과 구토 증세로 119에 의해 이송된 사람들 가운데 살충제 요구르트 사건과 연관성이 있는 피해자가 5명이 더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번 사건으로 인한 피해자는 공식적으로 모두 7건에 사망 1명, 식중독 증세 12명 등 13명으로 늘었다.

경찰에 따르면 이번 사건의 최초 피해자는 지난달 11일 달성공원의 벤치에 놓여있던 요구르트를 마시고 실신, 병원으로 후송된 정모(54)씨이며 다음날인 12일에는 역시 달성공원내 원숭이 우리 앞에서 이모(10)군이 벤치에 있던 요구르트 3병중 1병을 세살짜리 여동생과 나눠마신뒤 구토와 설사 증세를 보여 병원으로 옮겨졌다는 것.

이밖에도 같은 달 21일 정오쯤에는 김모(64)씨 등 60대 노인 2명이 달성공원 안의 벤치에서 요구르트 3병을 발견, 이 가운데 2병을 나눠마시고 구토 등의 증세를 보였다.

경찰은 "현재로서는 살충제 요구르트 사건의 최초 발생일이 8월11일인 것으로 판단된다"며 "피해자들이 마신 요구르트는 모두 5개들이 한 묶음 가운데 3,4개가 포장지 속에 든채 벤치에 놓여있었던 점에 미뤄 동일범의 수법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한편 경찰은 요구르트에서 농약(살충제) 성분 '메소밀'이 검출됨에 따라 농약 판매상과 두류.달성 공원 일대를 중심으로 용의자 탐문 수사에 나서고 있지만 뚜렷한 단서를 찾지 못하고 있다.

수사본부 관계자는 "대구에서 등록된 23개 농약 판매상들 가운데 21개소를 상대로 용의자들의 메소밀 구입 여부를 확인했지만 단서를 찾는 데 실패했다"며 "범행 동기조차 파악하기가 어려워 수사가 난항을 겪고 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또 "요구르트 병에 농약을 주입할때 생겨난 주사기의 바늘 흔적이 다소 큰 만큼 사용된 주사기가 의료용이 아닌 동물용이나 학습용 주사기일 가능성이 높아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감식을 의뢰했다"며 "주사바늘의 종류와 용도가 명확해지면 수사 방향이 구체화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문현구 기자 brand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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