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경 별장 흉물 방치

입력 2004-09-29 11:40:07

고 이병철 삼성회장 장남 맹희씨 옛 영화의 상징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이 영덕군 병곡면 칠보산휴양림 바로 아래 산자락에 2만평 규모의 사설수목원을 조성키로 하면서 이 회장의 형 맹희씨가 영덕에 건축한 별장이 다시 관심을 끌고 있다.

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명예회장의 장자인 맹희씨가 지은 별장은 영해면 대진리 산자락에 자리잡고 있다.

명사십리를 자랑하는 대진해수욕장과 고래불해수욕장이 한눈에 들어오는 '명당'. 그러나 이 별장은 '옛 영화'를 뒤로 한 채 흉물로 방치돼 있다.

별장은 2동의 건물로, 지하 1층 지상 2층의 본동은 148평이고 관리사는 44평이다.

농지전용을 받은 터는 500여평이지만 주변 임야까지 포함하면 그 면적은 수천평을 넘는다.

별장 안에는 수영장과 잔디광장도 있으며 향나무 등 다양한 조경수가 심겨 있다.

이 별장에는 한때 유명 인사들이 수시로 드나들었고 맹희씨도 오랫동안 머물렀다.

삼성그룹 장자가 영덕에 온 것만으로도 화제였고, 영덕 사람들도 삼성 측이 영덕에 투자를 하지 않겠느냐는 막연한 기대도 했었다.

그러나 건축과정에 특혜의혹이 제기되면서 맹희씨는 이 때 별장을 대구의 모 개발회사에 넘겼고 이후 영덕에 발길을 끊었다.

별장을 인수한 대구의 개발회사는 식당으로 개조했으나 의외로 경영이 부진하자 그대로 방치해 버렸다.

자연 건물 관리는 엉망이 됐고 흉물로 전락하고 말았다.

소문을 듣고 찾은 관광객들이 가끔 들르기는 하나 실망하며 돌아서고 있다.

대진리 한 주민은 "인수자가 다른 용도를 모색하든지, 여력이 없다면 삼성 측에 넘겨 직원연수원 등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 회장이 추진하고 있는 사설수목원과 맹희씨가 건축한 별장은 병곡들을 중간에 두고 마주보고 있다.

이 때문에 이 지역 주민들은 "삼성 일가가 계속 영덕을 찾는 것으로 미루어 이 지역이 명당인 모양"이라고 말했다.

영덕.최윤채기자 cycho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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