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유가 시대' 長期대책 절실하다

입력 2004-09-25 10:52:54

최근 하향세를 보이던 국제 유가가 다시 급등, 한국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

지난 8월 '오일 쇼크'의 진원지가 이라크 전쟁이었다면 이번에는 허리케인으로 인한 중미(中美) 지역의 유전 시설 황폐화 때문이다.

미국이 전략 비축유 방출 검토를 밝혔지만 오름세를 잡는 데 실패한 것을 보면 고유가 장기화는 이제 일반적인 현상으로 자리잡을 조짐이다.

정부의 유가 관리 장기화 전략이 더욱 절실한 시점이다

서부 텍사스 중질유 가격이 24일 허리케인 '아이반'에 따른 수급 차질 우려로 48.88달러로 마감, 지난 83년 원유 선물 거래가 시작된 이래 종가기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올해는 유난히 발달한 허리케인 덕분(?)에 유가 50달러 돌파는 거의 기정사실로 굳어지고 있다.

이처럼 중동 지역의 정정(政情) 불안 이외 변수에 의해서도 국제 유가가 급변한다는 것은 곧 유가의 '불안정성'을 의미한다.

갈수록 불안해지는 국제 원유 시장에 비해 우리 정부의 대응책은 안이한 것이 아닌가 우려된다.

물론 정부는 에너지 절약, 유전 개발, 신.재생 에너지 개발 등 3대 중.장기 석유정책 시행 계획을 강화하고 시행 시기를 앞당길 수 있는 정책을 선별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그러나 유가가 떨어지면 이내 정책도 흐지부지돼 버리는 것 또한 우리의 현실이다.

정부 산하 지속가능발전위도 지난 6월 태양광, 풍력, 연료전지 등 대체에너지 개발을 서둘러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이런 정책보다 국민들 스스로가 에너지 위기를 절감하고 절약하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에너지 정책은 위기 때마다 부르짖는 것이 아니다.

지속적으로 전개돼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내년 예산안에 에너지 관련 투자가 크게 눈에 띄지 않는 것은 유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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