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개시장에서 10년째 헌옷 장사를 하고 있는 양태순(57·여)씨는 요즘은 헌옷 팔기도 쉽지 않다.
헌옷값은 새옷의 10%도 안되지만 그나마 헌옷을 사가던 사람들도 씀씀이를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또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사람들이 버리는 옷이 줄어들어 쓸만한 옷을 발견하기도 점점 힘들어지기 때문에 헌옷 상인들은 이중고를 겪고 있다.
예전 같으면 한 사람이 한 번에 3, 4벌 사가는 것이 예사였고 맞는 사이즈가 없어 못 팔았지만 요즘은 작업복도 잘 나가지 않는다.
마침 공사장에서 온 한 40대 남성은 한참을 만지다가 청바지 한 장을 2천원에 사갔다.
번개시장에 헌옷 가게가 들어서기 시작한 것은 30여년 전. 난전을 펴놓고 한두 사람이 헌옷을 팔기 시작하면서 시작된 것이 지금은 30여개의 가게가 모여 있어, 지역 '헌옷 시장'의 중요한 축을 형성하고 있다.
이들 가운데는 헌옷을 직접 수거해오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 공장이나 재활용품 집결지에서 모아진 헌옷들을 다시 사온 것이 대부분이다.
가격은 옷의 보관상태와 브랜드, 계절 등에 따라 다르지만 티셔츠 3천~5천원, 겨울점퍼 5천~1만5천원, 청바지 2천~3천원, 가방 3천원선 등이다.
30년째 장사를 하고 있는 배미선(63·여)씨는 "요즘은 헌옷으로 장사하려는 사람들이 찾는 것을 빼면 장사가 영 안된다"고 말했다.
사람들이 옷을 버리지 않아 좋은 물량이 없다는 것. 특히 일반옷보다 최고 10배 가격을 받을 수 있는 소위 명품브랜드 옷도 귀해졌다.
배씨는 그래도 진정한 알뜰족들은 번개시장을 이용한다면서 "1만원으로 한 벌 구입할 수 있는 헌옷의 매력에 빠지면 돈이 많아도 헌옷을 사입게 된다"고 말했다.
번개시장을 자주 이용하는 이한란(56·여)씨는 "안목만 있으면 싸게 잘 고를 수 있다"며, "똑같은 옷이 하나도 없기 때문에 진짜 멋을 아는 사람들이 찾아와 개성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골동품을 찾듯이 헌옷 가게를 뒤지고 다니는 마니아들도 꽤 있다.
번개시장은 지난 1월 시설정비를 마쳐 깔끔해졌다.
최세정기자 beaco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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