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애정의 조건' 인기 비결

입력 2004-09-25 08:59:55

올 추석 이야깃거리 1순위는 KBS 2TV 주말연속극 '애정의 조건'이다.

불륜과 혼전동거를 '신파조'로 버무린 이 드라마는 지난 19일 전국시청률 42.2%(TNS 미디어 코리아)를 기록하며 안방극장을 평정했다.

주말연속극의 일일 전국 시청률이 40%대를 기록한 것은 2001년 10월 7일 MBC '그 여자의 집'의 41.2% 이후 처음이다.

'애정의 조건'은 최근 은파(한가인)의 혼전동거 사실이 남편 장수(송일국)에게 알려지면서 시청률 급상승을 보였다.

지난 19일에는 이 사실이 시어머니(윤미라)에게 알려지고 은파가 집에서 쫓겨나는 내용이 방송되면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여자의 과거'라는 통속적인 소재를 1970,80년대 드라마에서나 볼 법한 지극히 보수적인 시각으로 다룬 이 드라마가 인기몰이를 하는 비결은 뭘까. 우선 불륜, 혼전동거, 삼각 관계 등 극중 갈등 요인들이 현실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문제라는 데 있다.

이에 대한 여성들의 의식은 과거에 비해 개방적으로 변했지만 단단한 가부장적 가치관에 묶여 있는 한국 사회의 현실은 여전히 '과거 있는 여자는 무조건 죄인'이라는 식의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드라마를 보는 여성 시청자들이 등장 인물들과 공감대를 형성한다는 것. 여기에 한국인의 정서에 익숙한 '눈물짜는' 신파조 연기가 더해져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젊은 스타와 중견 연기자들의 자연스러운 조화도 인기 비결. 특히 장용, 윤미라, 정한용, 이보희 등의 개성넘치는 연기가 한진희, 오미연 부부의 평범한 가정의 삶을 받쳐주며 드라마의 집중력을 더하고 있다.

연출을 맡은 김종창 PD는 "시대가 변했어도 여성들이 은파의 경우에 직면하면 특별한 대처 방안이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시청자들이 드라마의 내용을 '내 입장'으로 받아들이면서 드라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25일 방송분에서 은파는 집에서 쫓겨난 뒤 지방에서 허드렛일을 하며 살아가게 된다.

'휴대전화 위치 추적'으로 은파를 찾은 장수는 은파의 마음을 돌릴 수 없자, 바다로 뛰어들어 자살을 시도한다.

은파는 다시 시댁으로 향하지만 이제 은파의 혼전 유산 사실까지 알게 된 시어머니의 강한 반발에 부닥친다.

제작진은 은파가 교통사고를 당할 뻔한 자신을 구하고 의식불명에 빠진 장수의 사랑을 받아들여 결국 집으로 돌아간다는 내용으로 마무리할 예정이다.

'애정의 조건'은 내달 10일 60회로 막을 내린다.

장성현기자 jacksoul@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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