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기상청 승격도 입닦나?

입력 2004-09-24 11:12:19

총선때 발표해 놓고, 이제와 '난색'

대구기상대의 이전과 대구기상청 승격이 무산될 전망이다.

재경부와 기획예산처는 대구기상대 이전을 위해서는 부지 매입비만 300억~400억원이 드는 등 예산이 엄청나게 소요된다며 이전에 난색을 표하고 있으며, 대구기상대의 기상청 승격에도 부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대구기상대 이전은 총선전 안명환(安明煥) 기상청장의 지역방문때 발표돼 기상청이 여당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지역민들을 기만했다는 반발이 일고 있다.

한나라당 주성영(朱盛英.대구 동갑) 의원은 24일 "대구기상대의 현 건물과 관측시설을 그대로 두고 대구기상청으로 승격만 시킨다는 게 기상청의 기본입장이며 이같은 요지의 공문을 지난 5월12일 행정자치부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주 의원은 "안명환 기상청장이 4.15 총선을 앞둔 지난 2월 대구를 방문해 '기상대 이전에 관한 주민설명회'를 갖고 이전 추진을 동구 주민에게 약속했으나 총선이 끝난지 한달도 안돼 이를 번복했다"고 지적했다.

기상청은 행자부에 보낸 공문에서 "대구.경북 지역은 지리적 기후적 영향으로 국지적으로 기상이 나빠지는 현상의 발생이 증가하고 집중호우에 따른 인명 및 재산피해가 급증하고 있으나 대구기상대의 관할지역이 광범위해 원할한 기상서비스 제공에 근원적 어려움이 있다"며 "기상대를 기상청으로 격상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공문은 그러나 "자체 청사 수용이 가능하다"며 '대구기상대 청사에서 대구기상청 개청'을 추진방안으로 제시한뒤 "10명인 인력을 45명으로 35명 늘려야 한다"고 적시했으나 이전에 대한 언급은 전혀 하지 않았다.

그러나 기상청은 이와 별도로 국회 설명자료를 통해 "정부의 총정원제 및 톱다운(Top-Down) 예산 방침으로 대구기상대의 지방청 승격의 조기 실현이 불투명한 실정"이라며 "재경부와 기획예산처가 예산을 이유로 지방기상청 승격 자체에 반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명환 기상청장은 지난 2월 '기상대 이전에 관한 주민설명회'에서 "주민들이 기상대 이전을 20년 이상 요구해왔으며 기상청 승격이 추진되고 있어 대구기상대 이전이 필요한 시기"라며 "관계기관과 협의해 이전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었다. 최재왕기자 jwcho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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