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정신은 살아 있었다.'
용감한 시민이 새벽에 자신의 집에 침입 세들어 살던 3명의 여성에게 흉기를 휘두르며 성폭행하려는 것을 온몸으로 맞서 구하고 범인도 잡은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김모(50.서구 내당동)씨가 바로 그 주인공.
김씨는 지난 19일 새벽 5시40분쯤 자신의 2층에 세들어 사는 이모(22.여)씨의 외마디 비명소리에 새벽 잠을 깼다. 이상한 낌새를 느낀 김씨는 '강도야!'하며 소리를 질렀다. 곧이어 김씨는 흉기를 든 범인에게 빗자루를 들고 대항하다 손가락 일부가 꺾이는 등 상처를 입었으나 범인은 이에 당황, 담을 넘어 달아났다.
김씨는 이에 그치지 않고 추격에 나서 상가와 주택가 등으로 20여분 간 뒤쫓았다. 그러나 젊은 범인을 쫓아가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마침 뒤늦게 경찰이 도착하자 김씨는 경찰과 함께 인근 지역을 뒤져 범인 정모(24)씨를 붙잡을 수 있었다.
김씨는 "당시 두려운 생각이 들었지만 대학생인 두 딸을 생각하며 쫓아갔다"며 "또 다른 피해자를 막을 수 있게 돼 다행"이라 말했다. 김씨의 용감한 행동은 이번만이 아니다. 몇달 전에는 도둑이 담을 넘는 것을 붙잡아 경찰에 넘기기도 했던 것.
시민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다는 김씨는 그러나 "범인을 추격하면서 목이 쉴 정도로 주위의 도움을 요청했지만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다"며 "우리사회가 지나치게 이기적"이라며 실종된 시민의식을 꼬집었다.
최창희기자 cch@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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