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예산 때문에 정부와 국회가 바쁘게 돌아가고 있는 것 같다. 바야흐로 '예산시즌'이 돌아온 것이다. 기획예산처가 이미 각 부처별 회의를 통해 내년도 예산을 확정했고 다음달 국정감사가 끝나는 대로 이 안이 국회에 정식으로 제출된다. 이때쯤 되면 국회는 북적대는 게 통례다. 각 시'도지사는 물론 전국의 자치단체 간부들이 국회본청은 물론 의원회관을 누비고 다니기 때문이다. 해당지역 국회의원을 통해 지역현안 예산을 더 많이 확보하기 위해 소위 '혈안'이 돼 있는 것이다.
그런데 국회를 오랫동안 출입한 경험으로 보면 매년 이때마다 국회 주변에서는 자조섞인 푸념이 들린다. 예산확보 경쟁에 뒤처지는 대구시를 향한 지역 의원과 보좌관들의 불만이다. "대구는 뭘 하는지 모르겠다" "아직도 과거 전화 한통화면 되던 시절을 생각하는 것 같다"는게 그들의 말이다.
사실 그랬다. 대구시 공무원들의 '뒷북'은 이제 여의도에서 알려질 대로 알려진 사안이다. 때가 때인 만큼 예산안을 놓고 국회내 로비가 치열하기 때문에 대구시의 뒷짐진 모습은 더욱 극명하게 드러났다. 더욱이 타 시'도지사와 간부들이 의원, 심지어 의원 보좌관과 머리를 맞대는 모습을 볼 때면 분통을 터뜨리는 지역사람들이 더 많아진다. 물론 요즘 다소 나아졌다곤 하지만 크게 달라진게 없는 모양이다.
지난 1일 있었던 한나라당과 대구시 간의 당정협의 내용을 뜯어보면 아직도 대구시 모습은 그대로인 것 같다. 의원들은 이구동성으로 "대구시가 발빠른 모습을 보여라" "의원들이 협조를 하려고 해도 대구시로부터 정보가 없다"는게 한결같은 얘기였다. 한 의원은 "대구는 그 중요한 예산을 따가겠다면서도 서류만 달랑 던져놓고 간다. 예산 때문에 의원들과 긴밀하게 상의하는 다른 시'도와는 너무 차이가 난다"고 말했다.
대구시의 뒷북치기 때문인지 예산처가 확정한 정부 예산안에도 지역사업은 홀대를 받고 있다. 한방산업단지, DKIST사업 예산 등 주요현안사업 예산이 당초 기대에 못미치고 있다. 그동안 정부를 상대로 직접 로비를 벌였는지 몰라도 성적표가 너무 형편없다. 한 의원은 "대구시는 주로 예산처가 정부예산을 확정하고 난 뒤 의원들을 찾아오기 때문에 때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면서 "미리 의원들에게 와서 상의하고 시와 의원들이 전방위로 정부를 압박하는 전략부재가 아쉽다"고 말했다.
비록 야당인 한나라당 의원들이지만 국회의원의 역할과 비중을 무시할 수 없다. 특히 예산시즌때 의원들의 역할과 지원은 더욱 두드러진다. 비록 늦은 감이 있다 하더라도 쪼들리는 대구살림을 감안한다면 의원들의 '파이팅'을 위해 대구시가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상곤·정치1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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