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밑도는 아파트 단지 속출

입력 2004-09-23 08:57:08

'주거1번지' 수성구 2천만원 내려도 안팔려

최근의 주택시장 침체와 함께 미분양 아파트가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가운데 대구의 주거지역 1번지로 손꼽히는 수성구에서 분양권이나 신축 아파트 가격이 분양가 이하로 떨어져도 팔리지 않는 단지가 속출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분양에 들어간 대구 수성구 200여가구 규모의 한 아파트는 조합원 분양권을 일반 분양가보다 가구당 2천만원 가량 내려 매물로 내놨으나 매수자를 찾는 데 애를 먹고 있다.

이밖에도 지난해 분양한 상당수 아파트는 분양권에 프리미엄(웃돈)이 형성되지 않고 있다.

또 지난 7월 준공한 수성구의 105가구 짜리 주상복합의 경우 여러 채가 분양가 이하 가격으로 매물로 나와있지만 "사겠다"는 사람은 전무한 실정이어서 투자를 위해 분양권을 사뒀던 분양자들이 입주를 하지 않는 바람에 입주율이 50%선에도 못 미치고 있다.

지난해 1차 분양에서 실패한 뒤 올 6월 계약금 5%와 중도금 무이자융자 조건을 제시, 분양한 황금동의 모 주상복합(70여 가구)의 경우도 분양가가 평당 800만~900만원으로 비싼데다 규모가 작아 분양권 전매가 자유로운 데도 불구하고 프리미엄이 붙기는커녕, 입주시점에는 제값을 받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매기마저 형성되지 않고 있다.

이같은 수성구 내 소규모 아파트의 분양권 매기실종이나 준공 후 잔금미납에 따른 공실(공실)률 확대는 지난해 홍수 분양한 100~200가구의 소규모 아파트와 주상복합이 준공되는 내년부터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특히 내년 '수성 이편한세상'과 2006년 '황금주공' '유림 노르웨이숲' 등 대규모 단지가 한꺼번에 입주하면서 전세나 매물이 쏟아질 경우 소규모 아파트는 더욱 더 수요자들로부터 외면당하면서 가치 하락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처럼 소규모 주상복합과 아파트가 수요자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는 것에 대해 주택·부동산업계에서는 "큰 단지에 비해 환금성이 떨어지는 데다 주변에 생활편의시설이 갖춰지지 않았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황재성기자 jsgold@imaeil.com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