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축제에 학생이 없어요.'
가을 축제 시즌을 맞아 대학가마다 다양한 축제가 열리고 있지만 축제장 분위기는 썰렁하다.
심각한 취업난 등 때문에 학생들의 참여가 갈수록 떨어지고, 이때문에 애써 준비한 행사들이 조기에 끝나는 경우도 많은 때문이다.
21일 오후 1시 계명대학교 성서캠퍼스.
총학생회, 총동아리연합회 등 각종 동아리 사무실들이 자리잡고 있는 바우어관을 중심으로 여러가지 행사가 열리고 있었다.
남녀 커플이 신문지를 절반으로 계속 접어가면서 그 위에서 오래 버티기를 하는 '사랑은 신문지를 타고', 고리 던지기, 금붕어 옮기기 등의 행사가 1시간 간격으로 열릴 예정이었으나 참여 학생이 없어 행사마다 20∼30분을 넘기지 못했다.
경영학부 3학년 김지훈(25)씨는 "저학년 학생은 가끔 관심을 보이지만 학년이 올라갈수록 축제에서 멀어진다"면서 "취업난이 심한데다 요즘은 끼리끼리 문화가 대세여서 함께 어울리는 단체 행사는 별다른 관심을 끌지 못한다"고 했다.
이날 학생들이 그나마 붐빈 곳은 무료로 음료수를 먹을 수 있는 녹차 시음회장과 맥주 시음회장.
영문학부 2학년 이모(21)씨는 "대학생이 된 후 두 번째 가을 축제를 맞이하지만 학생들의 눈길을 잡을 수 있는 행사가 별로 없어 대부분이 행사장을 그냥 스쳐지나갈 뿐"이라고 했다.
가을 축제 준비위 관계자는 "가을 축제는 각 동아리와 단과 대학이 함께 만들어가는 축제여서 봄 축제보다 규모가 떨어지는 탓도 있다지만 학생들의 참여율이 너무 저조하다"며 "인기 가수를 초청하는 행사만 반짝 인기를 끌 뿐"이라고 했다.
다른 대학들도 분위기는 비슷하다.
대구대도 21일부터 10일간 축제를 열고 있지만 행사장마다 학생들의 호응도가 낮기는 마찬가지며 영남대는 이번주에 단과대별로 2일간만 축제를 연다.
특히 본격적인 취업 시즌이 시작돼 신경이 바짝 곤두서 있는 취업 준비생을 의식, 가을 행사 규모가 갈수록 축소되는 분위기라고 학교 관계자들은 이야기하고 있다.
영남대 관계자는 "가을 축제 자체가 학술제 위주로 열려 캠퍼스내에서 '축제' 분위기를 찾기가 어렵다"며 "취업 시즌이 겹쳐 있어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을 의식, 규모가 크거나 시끄러운 행사를 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이상헌기자 david@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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