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병원서 대구교도소 오모씨 무료 탈장수술 해줘
"이 은혜 평생 잊지 않겠습니다."
음주운전 사고로 5년형을 선고 받고 대구교도소에 수감중인 오모(40)씨는 올 추석을 앞두고 평생 잊지 못할 선물을 받았다. 서혜부 탈장증세로 2년여 동안 고생하다 20일 오후 2시 구병원(원장 구자일.46)에서 무료수술을 받게 된 것.
오씨가 지난 4월 구 원장 앞으로 보낸 한통의 편지가 이러한 인연을 만들게 된 계기가 됐다. 탈장증세로 고통을 받아 오다 구병원이 무료수술을 해주는 경우가 있다는 소문을 듣고 자신의 처지를 호소하는 편지를 띄운 것.
구 원장은 "보통 사회복지단체나 구청 등의 추천으로 무료수술을 했는데 개인이 편지를 보내오는 경우는 드물었다"며 "병의 진행상황과 재소자라는 딱한 사정을 고려해 수술해 주게 됐다"고 말했다.
돌봐 줄 사람 없는 처지의 오씨에게는 구 병원의 손길이 어둠속 한줄기 빛이 됐다. 교도소 측의 사정으로 처음에는 불가능할 것처럼 보였던 수술은 국민고충처리위원회, 법무부 등 여러 곳에 편지를 보낸 오씨의 노력과 교도소 측을 설득한 구병원의 수고 덕분에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다.
교도소 관계자는 "치료를 위해 외부병원으로 나가는 재소자들이 많아 개인사정을 봐주기 어려웠지만 오씨의 사정이 워낙 딱해 수술을 허용하게 됐다"고 밝혔다.
지난 4월 첫 편지가 온 이후 오씨와 구 원장은 10여 차례 편지 왕래를 했고 20일 첫 만남을 가짐과 동시에 수술까지 하기에 이르렀다. 1시간 정도 걸린 수술 뒤 구 원장은 "오늘 처음 얼굴을 맞댔으나 서로가 오래 안 사람같은 친밀감을 느꼈다"면서 "탈장 정도가 심했지만 수술이 늦지 않아 다행이고 수술경과도 좋다"며 밝게 웃었다.
이번 무료 수술로 새 삶을 다짐한 오씨는 2006년 4월 출소할 예정이다.
최창희기자 cch@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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