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천 축산폐수처리장 주민 반대로 난항

입력 2004-09-21 10:37:51

합천군이 추진하고 있는 대양면 정양리 축산폐수처리장 조성을 두고 군청과 주민 간 갈등의 골이 점차 깊어지고 있어 해결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군은 '황토한우.심바우포크 등 고급육 브랜드를 가진 축산 웅군'이면서도 축산폐수처리장이 없어 타지역으로 엄청난 예산을 낭비하는 현실을 감안, 대양면 정양리에 사업비 150여억원을 들여 하루 150t을 처리할 수 있는 시설을 오는 2006년까지 건립키로 했다.

그러나 대양면민들은 반대대책위원회(위원장 윤재호.군의원)를 구성, 이달초부터 군청 광장에서 1인 시위와 집단시위를 벌이고, 위원장이 삭발하는 등 결사반대를 외치고 있다.

"대양면은 혐오시설 백화점인가?"라는 것이 반대의 이유다.

이미 이곳에는 분뇨처리장과 쓰레기 소각장, 건설폐기물 매립장이 들어서 있고, 또다시 축산폐수처리장이 건립된다는 것은 면민들을 무시하고 우롱할 뿐 아니라 나아가 지역감정을 유발시킨다는 것.

이에 군 관계자는 "이곳이 입지조건 등 타당성 조사에서 최적지로 선정됐으므로 강행할 수 밖에 없다"며 "각종 폐기물처리장을 집단화함으로서 효율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 "최근 시설들은 최첨단 시설인 만큼 환경오염은 절대 없다"며 "주민들이 주장하는 지역 불명예 부분은 보상 차원에서도 주민복지 등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했다.

사태를 지켜 본 일부 주민들은 "처리장이 들어설 곳은 민가와 멀리 떨어진 곳으로 반대를 하려면 하류지역인 합천읍과 율곡면민들이 나서야 할 것"이라며 "불명예부분은 이해가 가지만 지역 전체의 발전을 위해서는 슬기롭게 받아들이는 것이 옳을 것"이라는 평이다.

한편 지난 16일에는 대양면 17개 마을 이장들 중 15명이 이장직을 사퇴해 행정공백 사태를 빚고 있으며, 대책위는 오는 추석을 전후해 재외 향우들과의 유대를 통한 반대투쟁 강도를 높여갈 것이라고 밝혔다.

합천.정광효기자 khjeo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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