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희원, 1년여만에 LPGA 우승 감격

입력 2004-09-20 11:39:38

'새색시' 한희원(26.휠라코리아)이 1년여만에 통산 3번째 우승컵을 안았다.

한희원은 20일(한국시간)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의 콜럼비아 엣지워터골프장( 파72. 6천307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세이프웨이클래식(총상금 100만달러)에서 로리 케인(캐나다)과 치른 연장 첫홀에서 버디를 잡아 정상에 올랐다.

케인에 3타 뒤진 채 최종 라운드에서 나선 한희원은 이날 5언더파 67타를 뿜어내 3라운드 합계 9언더파 207타로 케인을 따라 잡는데 성공, 연장전에 돌입했다.

18번홀(파4)에서 가진 연장 첫홀에서 한희원은 두번째샷을 홀 1.5m 옆에 떨궜고 케인이 파로 홀아웃한 뒤 침착하게 버디 퍼트를 집어넣어 극적인 역전승을 일궈냈다.

이로써 한희원은 지난해 8월 웬디스챔피언십 제패 이후 1년1개월여만에 투어 통산 3승째를 거뒀다.

한희원의 우승으로 5경기 연속 이어지던 LPGA 한국 선수 준우승 행진도 마감됐고 지난 5월 박세리(27.CJ)의 미켈롭울트라오픈 우승 이후 4개월간 지속된 한국 선수 무승 갈증도 말끔히 씻었다.

우승상금 18만달러를 받은 한희원은 시즌 상금 랭킹 8위(69만5천620만달러)로 올라섰다.

특히 지난해 12월 프로야구 선수 손혁(31)과 결혼식을 올린 한희원은 전반기 동안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해 '신혼의 단꿈에 젖어 골프는 뒷전'이라는 눈총까지 받았으나 이번 우승으로 LPGA 투어에서의 입지를 확실하게 다졌다.

또 지금까지 유난히 연장전을 치른 적이 많았지만 1승3패에 그쳤던 한희원은 이번 연장전 승리로 막판 승부에 약하다는 평가도 벗어날 수 있게 됐다.

선두에 3타차 공동6위로 최종 라운드에 나선 한희원의 우승은 예상치 못했던 한편 드라마였다.

백전노장 케인과 지난해 3승을 쓸어담은 캔디 쿵(대만)이 공동선두로 챔피언조에 나섰고 '골프여제' 아니카 소렌스탐과 카린 코크(이상 스웨덴), 재니스 무디(잉글랜드) 등 쟁쟁한 강호들이 1타 앞선 공동3위로 한희원 뒷조에서 경기를 치렀기 때문에 한희원의 우승은 쉽지 않아 보였다.

그러나 성큼성큼 타수를 줄여나간 한희원은 15번홀(파4) 버디로 공동선두 케인과 쿵에 1타차로 따라 붙었고 18번홀(파4)에서 다시 1타를 줄여 16번홀을 끝낸 케인, 쿵과 공동선두로 경기를 마쳤다.

반면 후반 들어 제자리 걸음을 걷던 케인과 쿵 가운데 쿵은 18번홀에서 더블보기를 범하며 우승 경쟁에서 탈락했고 연장전을 피해보려던 케인도 파에 그치면서 한희원에게 우승 기회가 찾아왔다.

2001년 다케후지클래식에서 통산 4번째 우승을 달성한 뒤 3년간 우승 트로피를 만져보지 못한 케인은 11번홀부터 연장 첫홀까지 9개홀 동안 단 1타도 줄이지 못해 우승 문턱에서 주저 앉았다.

4언더파 68타를 친 박지은(25.나이키골프)은 한때 한희원과 함께 공동선두 그룹에 1타차로 따라 붙었지만 17번홀(파4)에 뼈아픈 보기로 연장전 합류 기회를 놓쳤다.

박지은은 그러나 18번홀에서 버디를 뽑아내며 8언더파 208타로 소렌스탐 등을 1타차 공동4위로 밀어내고 단독 3위를 차지했다.

최근 허리 통증에 시달리며 우려를 자아냈던 박지은은 시즌 8번째 '톱10'에 입상하며 시즌 막바지 선전을 기약했다.

박희정(24.CJ)도 5언더파 67타의 맹타를 휘둘러 공동8위(5언더파 211타)를 차지해 '톱10' 입상 회수를 6회로 늘렸다.

대회 3연패를 노리던 소렌스탐은 2타를 줄이는데 그쳐 합계 7언더파 209타로 공동4위에 머물렀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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