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 배려 없이 주최측 잇속만 챙겨"
대구에서 모처럼 대규모 미술전시회인 '살바도르 달리전'(10월17일까지· 대구전시컨벤션센터)이 열리고 있으나 조명, 작품설명, 디스플레이 등이 엉성해 관객들의 실망을 사고 있다.
이번 대구전시회는 서울 예술의 전당에 이은 순회전으로, 달리(1904~1989)가 60대 말부터 80대 초반까지 작업한 작품 중 회화 316점, 조각 33점, 사진 24점, 가구와 패션 22점 등 모두 400여점을 선보이고 있다.
그러나 전시회가 열리고 있는 5층 전시관 천장이 높은 데다 조명까지 밝지 않아 관객들은 전시 공간으로 대구전시컨벤션센터가 부적절 할 뿐 아니라 주최측의 무성의에 불평하고 있다.
전시회를 둘러본 장주리(28·여)씨는 "조명이 높게 설치돼 있어 회화나 조각작품 등이 선명하게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며 "심지어 일부 벽면에 설치된 작품에는 조명시설 자체가 없었다"고 말했다.
또 달리가 종교나 신화, 저명 작가 등의 작품이나 인물을 모티프로 제작한 조각이나 회화에 대한 작품설명을 한국어로 제대로 번역하지 않고, 원어 그대로 달아놓아 작품에 대한 이해를 어렵게 했다.
심지어 일부 작품의 경우 재질이나 기법 등을 잘못 설명해 놓는가 하면, 당초 전시키로 한 작품을 주최측 사정을 이유로 들어 아예 전시에서 제외하는 등 문제점을 드러냈다.
달리가 이탈리아 시인 단테의 '신곡'에 나오는 천국편, 지옥편 등을 모티프로 제작한 석판화 작품 30여점의 경우 제작기법을 잘못 표기해 놓고 있으며, 세계 유명작가들이 촬영한 달리 사진의 경우 당초 24점을 전시키로 해놓고 '디스플레이 공사' 등을 이유로 7, 8점만 전시하고 있는 형편이다.
작가 김병수(44)씨는 "석판화 작품을 '목판화' 작품으로 표기하는 등 작품설명을 제대로 하지 않거나 잘못 표기한 경우가 많아 실망이 크다"며 "전시 주최측이 '서울 20만 관객 돌파' 등 대대적인 홍보만 한 채 조명, 안내, 작품 구성 등 실제 전시준비는 무성의하게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부 관객은 " 관객들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어 주최측이 잇속만 챙기려는 속셈 아니냐"고 비판했다.
김병구기자k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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