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경기 꽁꽁 얼어붙었다

입력 2004-09-18 11:20:54

추석이 10여일 앞으로 다가왔으나 대목경기를 실감하지 못할 정도로 추석경기가 꽁꽁 얼어붙고 있다. 백화점 등 지역 유통업계에 따르면 통상 추석을 20여일 앞두고 시작되는 기업들의 단체선물용품 구입이 지난해보다 20% 이상 감소했으며, 상품권 매출 역시 20%선 줄었다. 또 추석보너스를 지급하지 못하는 업체가 늘면서 가족, 친지선물용 상품구입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상품권 판매가 주를 이루는 유통업체 기업특판의 경우 예년보다 20% 이상 매출이 떨어지는 현상을 보이고 있는가하면, 빈부격차로 업체의 선물구입이 양극화 양상을 보이고 있기도 하다.

대구백화점 황주동 특수영업팀장은 "종업원 100인 이상의 탄탄한 업체들은 선물 구입비에 변화가 없지만 소규모 영세업체나 중소기업의 경우 추석선물비를 20% 가량 줄였다"고 말했다. 동아백화점 관계자도 "기업마다 선물 금액을 낮추든지 수량을 줄여, 10~20%정도 추석시장이 위축된 것 같다"고 말했다.

상품권 판매의 경우 올해부터 시행된 '접대비 실명제' 이후 감소세가 지속되면서 좀처럼 상승곡선을 그릴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올 설에 기업의 상품권 구매가 30% 가량 감소한 이후 추석까지 회복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성서, 달성공단의 경우 추석보너스를 지급하지 못하는 업체가 25% 선에 육박한 가운데 성서공단내 중소기업들은 선물을 아예 하지 않거나 예년보다 가격이 싼 선물을 지급할 예정이다. ㅇ업체 관계자는 "지난해보다 값싼 선물을 직원들에게 나눠 줄 예정"이라고 말했다. 수협 바다마트의 경우 "굴비세트와 같은 고가품 보다 멸치, 김 등 저가품 위주로 추석 선물이 나가는데 판매량은 작년보다 20% 가량 줄어든 것 같다"고 말했다.

추석 선물을 대량으로 취급하는 특판점 매출도 예년에 비해 크게 줄었다. LG생활건강 영남특판영업소 관계자는 "지난해 이맘때는 추석대목 물량의 60%정도 주문이 들어왔는데 올해는 40% 밖에 들어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16일 서문시장, 칠성시장 등 재래시장에도 손님이 평일보다 많았지만 전년 추석에 비해서는 크게 줄어들었다. 한복점을 운영하는 한모(43)씨는 "추석빔을 사는 것은 옛말"이라며 "지독한 불경기였던 작년보다 올해 매출이 30%정도 더 줄어들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4년차 주부 김영지(29)씨는 "제수용품 비용을 작년보다 줄이고, 선물도 값이 싼 시장에서 실용적인 건어물 세트를 살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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