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지도자들 한목소리 "국보법 폐지 반대"
요즘 한나라당 박근혜(朴槿惠) 대표의 표정은 매우 밝다. 목소리에도 자신감이 넘쳐난다. 지난 9일 "내 모든 것을 걸고 국가보안법 폐지를 막겠다"고 한 기자회견 당시의 비장한 표정은 간데 없다. 이러한 변화는 지난 13일 김수환(金壽煥) 추기경을 만나고 나서부터라는게 주변 사람들의 전언이다.
이 자리에서 김 추기경은 "국보법은 개정할 필요가 있으나 폐지해서는 안된다"며 박 대표에게 한껏 힘을 실어줬다. 같은 날 법장(法長) 조계종 총무원장도 열린우리당 이부영 의장을 만난 자리에서 국보법 폐지반대 입장을 분명히했다.
이는 박 대표에게 '천군만마'나 다름없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국보법 폐지반대 의견이 70%대에 이르고 사회원로 1천400여명이 시국선언을 하고 나서는 등 여론은 한나라당에 유리한 방향으로 기울고 있었으나 국보법 유지에는 여전히 험로가 예상됐었다. 이같은 상황에서 양심세력의 큰 축의 하나인 종교지도자들의 국보법 폐지반대 발언은 국보법 대치국면의 흐름을 한나라당쪽으로 돌려놓는 모멘텀으로 작용했다.
기세가 오른 한나라당은 14일 바로 역공을 시작했다. 김덕룡 원내대표는 이날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최고 종교지도자 두분이 국보법 폐지를 공식적으로 반대했다"며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은 두분의 고언을 귀담아들어야 마땅하다"고 했다.
김 추기경과의 면담 직후 당내에서는 "박대표의 비장한 기자회견보다 이들 원로들의 부드러운 말이 훨씬 더 효과가 있는 것 같다"는 얘기가 계속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박대표는 앞으로 이같은 만남을 계속 추진키로 하고다음주부터 기독교계 원로인 길자연 목사, 이회창 전 총재를 포함한 전직 당대표를 만나 국보법 문제를 포함, 국정 전반에 대해 조언을 구하기로 했다. 정경훈기자 jgh0316@imaeil.com
사진 : 15일 오전 염창동 당사에서 열린 한나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박근혜대표가 친일진상규명법 개정안과 국가보안법 개폐문제등 현안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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