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한나라 원내대표 회담 안팎

입력 2004-09-15 11:54:13

실타래처럼 엉킨 현안을 두고 여야 원내대표가 팔을 걷었다. 15일 오전 열린우리당 천정배(千正培), 한나라당 김덕룡(金德龍) 원내대표가 국회에서 공개리에 만난 것이다.

간혹 비공개 회담은 몇 차례 있었으나 공개회동을 한 것은 손으로 꼽을 정도여서 이목이 쏠렸다. 서로가 팽팽히 맞선 친일진상규명법 개정안과 국가보안법 개폐, 공정거래법 개정안, 언론개혁 등 쟁점 현안에 대한 해법이 나올지가 관심사였다.

그러나 회담 시작 전부터 두 사람의 신경전은 치열했다. 천 대표가 14일 "국가보안법 문제를 논의하자"며 대표회담을 제의하자 김 대표는 "친일법이나 공정거래법 등 정부 여당이 23일까지 밀어붙이려는 쟁점 법안에 대해 폭넓게 얘기하자"며 역제안, 천 대표가 이를 수용하면서 만남이 이뤄졌다.

천 대표는 15일 회담에 앞서 "기금관리법 개정안 등 민생경제 분야에 대해 여야간 이견이 크지 않아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며 "양당 지도부가 참여하는 국보법 관련 TV토론 개최도 다시 제의하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도 "여당이 수의 힘으로 밀어붙이지 않으면 언제든지 대화와 타협을 통해 정국의 해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견을 좁히기엔 역부족이었다. 특히 이날 오전 한나라당 국가수호 비상대책위(위원장 이규택)가 청와대를 항의방문,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면담을 요구한 뒤 국보법 폐지 강행에 대한 공개질의서를 전달, 원내대표 회담 분위기를 가라앉게 만들었다.

천.김 대표는 TV토론의 방법과 절차를 두고 여전히 평행선을 그었고 현재 병합심사 중인 양당의 친일법 개정안을 두고서도 논란이 적지 않았다. 또 출자총액제한 유지와 계좌추적권 부활 등을 골자로 한 열린우리당의 공정거래법 개정안 처리 문제 역시 한나라당의 저항이 대단했다.

그러나 천 대표가 친일법 개정안의 처리시기를 내달 국정감사 이후로 늦추는 등 탄력 대응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재래시장 육성 특별법 제정 등 민생경제 부분에 대해서는 양측이 합의를 봤다는 후문이다.

김태완.박상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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