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80일간의 세계일주

입력 2004-09-15 10:06:32

추석만 되면 신나는 배우가 있다. 다름 아닌 청룽(성룡). 그가 올 추석에도 어김없이 찾아온다. 이번에도 그는 국내 추석팬들에게 '예상할 수 없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그 즐거움은 17일 개봉하는 1억1천만 달러의 제작비가 투입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80일간의 세계일주'(프랭크 코라치 감독).

쥘 베른의 소설을 새로운 시각으로 각색한 이 영화는 언제나 그렇듯 청룽 특유의 코믹한 액션에다 가족영화에 심취해온 디즈니가 가세한 결과물이다. 영화는 원작의 시간 내로 여행을 마쳐야하는 긴박감을 묘사하는 대신 여행지에서 벌어지는 아기자기한 에피소드들을 모아놓았다. 파리, 오스트리아, 캘리포니아 사막, 만리장성 등을 돌며 카메라에 담은 화면은 풍성한 볼거리다.

영화의 미덕은 역시 언제나 열심히 싸우는 청룽의 모습이다. 이미 50세의 노령임에도 불구하고 막무가내로 몸을 던지는 그의 연기는 수십 년 동안 인기를 지속할 수 있었던 비결을 가르쳐준다. 게다가 청룽의 팬임을 자처하며 영화에 뛰어든 막강 카메오 군단들은 또다른 재미를 선사하기에 충분하다.

나란히 할리우드 진출 신고식을 치르는 모원웨이(막문위)와 홍진바오(홍금보), 터키왕자로 출연해 느끼한 코믹 연기를 펼치는 아널드 슈워제네거, '미저리'의 광기의 주인공 캐시 베이츠 등의 농도 짙은 개그는 흥미를 더한다.

다만 청룽의 액션이 전작에 비해 줄어든 점이 아쉽다. 그래서 엔딩에 늘 보여주는 NG장면 모음도 없다. 상영시간 120분, 전체 관람가.

정욱진기자 pench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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