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님이 티코 출퇴근?"

입력 2004-09-14 08:53:47

박팔용 김천시장 10년째 이색행보

'박팔용 김천시장이 티코 승용차를 타고 출퇴근한다?'

박 시장이 티코 승용차 조수석에 탄 모습이 간혹 눈에 띄면서 이를 의아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적잖다.

시장 전용차량인 체어맨 승용차가 혹시 고장이라도 난 것일까?

사실 박 시장이 티코승용차로 출퇴근을 하는 건 지난 1995년 초대 민선단체장에 취임하고부터여서 무려 10년째 계속되는 일이다.

이유는 시장전용차 운전기사에 대한 박 시장의 배려에서 비롯됐다는 것이 정설이다.

박 시장이 출근길에 전용차(이하 1호차)를 이용하면 1호차 운전기사는 시청에 더 일찍 출근해 1호차를 갖고 관사를 찾아야 하고 퇴근길 역시 시장을 관사로 모신 뒤 1호차를 시청에 다시 갖다 놓고 퇴근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그래서 박 시장은 아예 출퇴근때 운전기사 소유인 티코승용차를 이용하는 것.

시청에 왔다갔다 하는 번거로움 없이 같이 출퇴근하며 시간을 아끼자는 것이다.

물론 공식행사 등 업무시간대와 퇴근 후 행사 스케줄이 있을 때에는 시장전용차를 이용한다.

그러나 출근길과 스케줄이 없는 퇴근길은 거의 티코를 이용한다는 게 1호차 기사 하경호(52)씨의 설명이다.

하씨는 "시장님의 배려로 출근길엔 티코를 몰고 집에서 바로 관사에 들러 티코로 시장님과 함께 출근하고 퇴근땐 관사에 들렀다가 바로 집으로 가기 때문에 하루 1시간 정도씩 출퇴근 시간을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워낙 소형차인 데다 출고한 지도 14년이나 된 낡은 차여서 시장님을 모시기 미안한 마음이 들 때가 많지만 되레 '차 깨끗하게 잘 타네'라고 하시며 전혀 개의치 않으셔서 10년째 줄곧 티코로 시장님을 모시고 있다"고 했다.

그는 또 "시장님이 티코에서 내리는 모습을 본 시민들이 무척 놀라며 그 이유를 묻는 경우가 더러 있는데 그냥 웃음으로 답을 대신할 때가 많다"고 했다.

임용제 시장 시절인 1992년부터 1호차를 운전한 하씨는 1995년 박 시장이 초대 민선단체장으로 취임하고 나서 지금까지 1호차를 계속 운전하는 베테랑 기사이다.

이 같은 사연을 아는 일부 시민들은 "티코에 탄 박 시장을 보면 보통사람이란 정겨움과 순수함을 느낀다"고들 말하고 있다.

김천·이창희기자 lch888@imaeil.com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