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KBS'시사투나잇' 취재거부 하기로

입력 2004-09-11 11:06:58

한나라당이 10일 KBS-2TV 시사프로그램인 '시사투나잇'의 취재를 거부했다.

염창동 당사 취재는 물론 국회 회의장에 발을 들여놓지 말 것을 일방 통보했다.

임태희 대변인은 10일 "앞으로 '시사투나잇'의 취재에 일절 응하지 않겠다"며 "필요하다면 방송위원회와 언론중재위에서 이 문제를 다루겠다"고 말했다.

방송 기자 출신의 곽성문 홍보위원장도 "앵커와 출연자들이 '국가보안법 폐지야말로 진정한 자유민주주의를 위한 상징적 사건이다'는 발언을 내보냈고, 방송 MC는 '국보법은 정권유지 수단으로 악용됐다'는 점을 여러 차례 얘기했다"며 취재거부 배경을 설명했다.

한나라당이 '시사투나잇'방송 내용을 분석한 결과, 지난 6일 방송에서 한완상 전 통일부총리와 조국 서울대 법대 교수 등을 출연시켜 국보법 폐지주장을 부각시켰고 박근혜 대표의 방북 사진을 패러디해 희화화했다는 것. 7일 역시 열린우리당 내부의 국가보안법 폐지 반대입장은 전하지 않은 채 한나라당 내 일각의 국보법 폐지 주장만 소개, 당내 이견을 분열로 과장했고 제헌국회 당시 의원들의 국보법 반대 발언을 인용하면서 '국가보안법은 극악무도한 일제침략주의 흉검'이라고 자막 처리했다고 주장했다.

곽 위원장은 "라디오나 교양 관련 프로그램에서 편파보도가 나오고 있으나 '시사투나잇'에서 가장 편파가 심해 취재를 거부키로 했고 의원들도 협조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KBS노조와 PD연합회는 "한나라당의 취재거부 방침은 공당으로서의 품위와 권위를 스스로 떨어뜨리는 행위"라며 "공당에서 프로그램 내용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특정 프로그램 취재진의 취재를 거부하겠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비난했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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