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들 "장보기 겁난다"

입력 2004-09-10 13:50:08

농.수산물 물가 작년 비해 30% 올라

"들었다 놨다.

.. 고민만 계속 합니다.

"

연일 치솟는 농·수산물 가격으로 주부들의 장바구니도 덩달아 가벼워지고 있다.

올 여름 폭염과 뒤이은 태풍으로 채소, 과일값이 오르고 수산물도 수온상승으로 지난해에 비해 큰 폭으로 오르자 주부들은 장보기가 두렵다고 말할 정도.

10년차 주부 김희은(37)씨는 "무 1개 값이 한 끼 식사비에 맞먹는 지경에 장을 볼 용기조차 나지 않는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무값은 작년 한 개 1천500원에서 올해 3천500원으로 두 배 이상 뛰어올랐다.

또 우정미(43.북구 침산동)씨는 "애들이 생선을 좋아하는데 갈치 1마리에 1만5천원, 고등어도 한 손에 6천원이니 살 엄두가 나지 않는다"며 발길을 돌렸다.

천정부지로 뛰는 물가에 주부들은 저녁에 된장찌개를 식탁에 올리려 해도 그 가격이 만만찮다.

식구가 네 명인 주부 임모(34)씨는 "집에서 된장찌개를 끓이려면 1만원은 족히 든다"며 "두부도 요새는 유기농 두부다 해서 2천원이나 하고 쇠고기 한 움큼 넣으면 3천5백원, 무 하나에 3천원이 넘으니 차라리 외식을 하는 게 훨씬 낫다"고 말했다.

주부들이 느끼는 장바구니 물가는 해가 갈수록 높아만 가고 있다.

5년 차 주부인 김모(32)씨는 "젊은 주부여서 물가에 둔감했는데 요새 물가가 많이 올랐다고 느낀다"며 "작년에 비해 생활 물가가 30% 이상은 오른 거 같아 식료품비 부담 때문에 과일 같은 부식에는 눈도 돌리기 힘들 지경"이라고 말했다.

상인들도 높은 물가가 부담되기는 마찬가지. 칠성시장에서 과일가게를 하는 김순재(43)씨는 "경기 침체로 예년에 비해 장사가 안되는 마당에 가격마저 오르니 손님들이 많이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치솟는 물가에 주부들은 정부의 물가 정책에도 쓴소리를 했다.

홍모(35)씨는 "정부에서 발표하는 물가지수와 체감물가의 차이가 너무 크다"며 "가뜩이나 불황에 형편이 좋지 않은데 물가라도 잡아줘야 하는 것 아니냐"며 대책을 요구했다.

한편 장바구니 물가가 계속 오르자 주부들의 쇼핑패턴에도 변화를 보였다.

깨끗하고 편리하다는 이유로 할인점을 찾던 고객들도 가격이 싼 재래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주부 최은실(32)씨는 "할인점에서는 특판 행사하는 품목만 사고 농·수산물은 가격이 싼 재래시장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모 할인점 과일코너 직원 김모(41)씨는 "주부들이 행사 품목만 골라서 사고 양도 예전에 비해 하나씩 줄여나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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