元老 '시국선언'은 이제 시작일 뿐

입력 2004-09-10 12:31:20

우리사회 각계 원로 1천400여명이 현 정권의 좌경화 정책을 강도 높게 비판한 '시국선언문'이 나왔다는 그 자체가 바로 지금 대한민국이 심각한 위기상황임을 방증하는 것에 다름아니다.

건국 이래 수많은 위기상황이 있었지만 이렇게 많은 국가 원로들이 대거 결집, 대통령의 탄핵 주장까지 나온 전례가 없었다는 점도 충격이다.

이는 더 이상 좌시하고 있다간 나라가 결딴나겠다는 우국충정의 발로라 할 수 있다.

시국선언문은 현 정권의 국가 주요 정책이 좌경화로 흐르는 경향을 보였고, 그게 경제와 안보를 망치게 하는 원인이었다고 진단했다.

이젠 대통령까지 나서 보안법마저 폐지하려는 건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집권세력의 좌파적 이념에 맞게 바꾸겠다는 결정판으로 보고 모든 국민들과 함께 결단코 저지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만약 이런 원로들의 충정어린 경고까지 현 정권이 수구집단들의 반개혁적 움직임으로 치부, 무시한다면 원로들의 결집력은 전 국민들의 더 깊은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어떤 불행한 사태가 올지도 모른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

전례 없는 시국선언이 나온 것도 현 정권의 독선이 자초한 것이다.

절대다수의 국민 여론을 무시하고, 수도 이전을 강행하면서 경제부터 살리라는 민의를 외면, '과거사'에 골몰하다 국론 분열과 이념 갈등을 초래했다.

게다가 국가보안법 폐지까지 강행하려는 건 집권세력의 안중에는 이미 국민이라는 존재가 없다는 얘기 아닌가.

더욱이 여당의 보안법 대체 법안엔 북한을 '반국가단체'가 아닌 '적대적 준국가단체'로 규정함으로써 사실상 국가로 승격해 놓은 격이다.

만고의 '악법'을 만들려 하는데 어느 국민이 거기에 동의하겠는가. '원로들의 시국선언'이 나온 배경이 바로 이런 것에 연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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