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인의 소방관, 세계소방관경기대회 참가

입력 2004-09-10 09:54:02

"대구119 진면목 보여줬죠"

"우리의 실력을 외국의 소방관들에게 보여줬습니다.

"

지난 8월28일부터 이달 4일까지 영국 셰필드에서 세계 60개국 소방관 1만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린 제8회 '세계 소방관경기대회'에서 한국은 32개(금 10, 은 14, 동 8개)의 메달을 땄고 대구 소방관들은 은 2개, 동 2개를 획득하고 지난 6일 개선했다.

이번 대회에는 화재진압 능력시험 등 소방업무 능력을 점검하는 '최강소방관'경기를 비롯해 마라톤과 태권도 등 모두 78개 종목에서 기량을 다퉜다.

한국은 10종목에 48명의 소방관이 출전했고 대구는 5명이 테니스와 마라톤, 탁구, 태권도, 가라데 등 5종목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동부서방서 임채관(43) 소방장은 태권도와 가라데 두 종목에 출전, 은메달과 동메달을 땄다.

임소방장은 "발목부상만 아니었어도 메달 색깔을 바꿀 수 있었지만 승패를 떠나 대회참가 자체가 좋은 경험이 됐다"며 웃었다.

그는 태권도 3단, 합기도 6단, 거합도 4단의 무술고수.

마라톤에서 3시간 8분의 기록으로 은메달을 딴 북부소방서 박재영(46) 소방장은 "감자와 튀김 등 영국 음식이 입에 맞지 않아 컨디션 조절에 애를 먹었다"며 아쉬워했다.

마라톤 우승자인 이탈리아 소방관 기록이 2시간58분으로 이는 박 소방장의 평소 기록이었기 때문.

5명의 출전자 중 최고령인 서부소방서 윤석문(52) 소방장은 테니스에서 동메달을 따내 나이를 무색케 했다.

윤 소방장은 "하루에 9시간쯤 뛰어서인지 체격과 힘이 좋은 유럽의 젊은 소방관들도 지치더라"면서 "처음에는 실력이, 나중에는 체력이 경기의 승패를 좌우했다"고 밝혔다.

탁구종목에 도전한 중부소방서 박춘수(42) 소방교와 인솔을 겸해 테니스 부문에 참가한 대구소방본부 이강동(45) 계장은 최선을 다했으나 아깝게 메달획득에는 실패했다.

박 소방교는 "영국인 꼬마가 사인해 달라고 졸라 기분이 좋았다"면서 "영국에서는 사람들이 소방관을 최고 직업으로존경을 표시해 가슴이 뿌듯했다"고 전했다.

이 계장 역시 "각자 나라는 달라도 직장생활의 애환은 공통적이어서 쉽게 친해져 국가를 초월해 우정을 나눴다"고 말했다.

특히 참가자들은 셰필드의 200여 교민들이 집에서 음식을 만들어 와 대접하는 등 신경을 써 줘 너무 감사했다고 전했다.

세계 소방관경기대회는 지난 1990년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 처음 열렸고 우리나라는 1, 3회 대회를 제외하고 모두 참가했으며 다음 대회는 2006년 홍콩에서 열릴 예정이다.

문현구기자 brando@imaeil.com사진: 영국에서 열린 세계 소방관 대회에 한국대표로 출전해 선전한 대구소방관들이 한자리에 모여 기쁨을 나누고 있다. 오른쪽부터 박재영·임채관·이강동·윤석문·박춘수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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