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안 해리슨 엮음·갑인공방 펴냄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해결해주는 '스펀지'와 같은 텔레비전 프로그램과 인터넷 지식검색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다양한 지식을 섭렵하려는 사람들의 지적 호기심 때문일 것이다.
기존의 상식이 뒤집히고, 숨은 진실과 다양한 관점이 드러나는 과정에서 인간은 발견의 기쁨과 지적 쾌감을 얻는 법이다.
'최초의 것들(원제 THE FIRSTS)'은 사람들의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켜 주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제목 그대로 세계에서 처음 만들어진 물건들이나 최초로 시행된 제도와 법, 스포츠 경기 등 세상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온갖 최초의 것들을 망라한 일종의 백과사전이다.
인류 최초로 등장한 것들이 모두 10개의 장에 걸쳐 일목요연하게 펼쳐져 있다.
담배, 성냥, 지퍼, 속옷, 면도기 등 생활 주변의 것들에서 자전거, 우주비행, 극지 탐험, 여행, 음식, 음료, 철도, 우편, 전쟁과 무기, 의학, 자동차, 컴퓨터, 문학, 연극, 전기, 다리, 심장이식수술, 법, 선거권, 각종 스포츠 등에 이르기까지 인류 문명과 문화사를 이루는 수많은 것들의 탄생 과정을 생생하게 기록했다.
간결한 설명과 더불어 400여 컷의 화려하고 희귀한 컬러 화보, 연표를 보다 보면 인류사를 수놓은 발명과 발견의 박물관에 들어온 듯한 착각에 빠져든다.
그 중에는 상식을 뒤집는 재미있는 내용도 담겨 있어 보는 즐거움을 더한다.
감자칩은 불평 많은 손님을 골탕 먹이려고 일부러 최대한 얇게 썰어 바삭바삭 튀겨낸 데서 유래됐고, 메모지 포스트잇은 실패한 접착제에서 발명됐다.
마취제를 처음 발명한 의사는 마법사로 오인받아 심한 마음고생을 했다고 한다.
영국의 존 헤링턴 경은 최초로 근대적 수세식 변기를 발명하고 특허를 신청했지만 엘리자베스 1세는 예의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허락하지 않았다.
이후 그는 화장실과 관련해 왕실을 희화화하는 책을 쓰는 바람에 왕실에서 쫓겨났다.
또 오늘날의 담배는 스페인의 걸인들이 길에 버려진 시가 꽁초를 주워 말아 피운 데서 유래했다.
망원경을 발명한 사람은 갈릴레오가 아니라 한스 리페르셰이라는 얘기도 실려 있다.
갈릴레오는 망원경 발명 소식을 듣고 직접 망원경을 제작, 사용해 몇 가지 사실을 발견함으로써 지구가 태양을 돈다는 코페르니쿠스의 이론을 확신하게 됐다는 것이다.
기구와 배, 글라이더와 동력 비행기를 타고 수많은 세계 '최초'의 기록을 쌓은 탐험가 스티브 포셋은 이 책의 서문에서 "최초는 영원하다.
최초란 오직 한 번만 존재하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 이룩해야 할 최초의 기록은 어디에나 있다"며 "'최초'의 기록을 달성할 때마다 누구도 열어보지 않은 새로운 세계를 향한 문이 열린다"고 강조했다.
이대현기자 s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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